2002. 10. 26. (토)
자전거를 못타는 친구가 자동차 운전은 하면서 하는 말이 네발은 쓰러지지 않으니까 가지만 두발로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면서 강촌에 가서 자전거를 꼭 배우고 와야 겠다던 친구가 있었다.
당연히 운전을 못하는 나는 잘난척 할 것이 하나 있다.
"강촌에 가면 꼭 자전거를 타야지..."
부평역에서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넉넉한지라 미리 준비한 김밥과 24시편의점에서 사온 오뎅국물로 아침을 대신하고 있는데 저저 강호동, 이혁재, 어어 탤런트들이 광장에서 촬영중이라 우리는 덩달아 흥겨운 마음이 되어 갔다.
입석표를 겨우 예매한 8명의 아줌마들, 임자없는 자리에 앉아 즐거운 기차여행은 시작되었다.
역마다 자리주인이 올까 가슴을 졸이며 좌석을 차지한 스릴에 강촌역에 도착하기까지 앉았다는 우리에게는 기쁨두배였다.
헬기 두대가 계속 우리의 기차를 에스코트 한다 했더니 청량리역에서 촬영하던 팀들이 우리와 함께 타고 온 기차를 촬영했는가 보다. "코리아 특급" 이라던가?
볼거리를 제공한 분들 "고맙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고 일기예보를 했던 탓에 모직 코트에 무스탕까지 의상들은 중구난방이다 가을인지 겨울인지 분간이 안간다.
구곡폭포라 길이 그렇다는 것인지 폭포가 그렇다는 것인지 이름으로 보아서나 폭포로 보아서나 구불구불.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일행이 있어서 우리는 걷기로 했다.
길따라 걷노라니 늦가을의 정취는 늪에 피어난 갈대 이름모를 열매들 형형색색의 단풍들...누가 오색의 나뭇잎을 그릴수 있단 말인가!
그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데이트하는 청춘 남녀의 모습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자연과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운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같다.
폭포를 배경으로 한껏 포즈를 취해 보는 우리들의 모습이 자연과 동화된 순수한 자연인 같다. 솔직하고 단백한 자신들의 표현...
토속품과 토산품을 둘러보고 돌아올 기차시간때문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의 마음은 아쉽기만 하였다.
문배마을에도 가고싶고, 들판을 걸어보고 싶고, 강변의 추억들도 더듬어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넉넉지 못하여서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더욱 우리 모두가 다 사랑스러워 졌다.
여행이 가져다 주는 선물을 우리 가슴에 잔뜩 가져 온 것이다.
이 가을에 우리는 여행을 하자.
풍요로운 세상을 꿈꾸며 먼 곳으로 떠나자.
돌아올 때는 가슴에 희망을 품고 새희망의 나라로 돌아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