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서호에는 정부 행사뿐만 아니라 민간 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다. 서호는 새벽 무렵이면 태극권, 맨손체조, 달리기, 부채춤, 장구춤, 북춤, 사교춤의 무대로, 아침 9시를 넘어 서면서 중국 전통 음악의 일종인 창을 하는 사람, 비파, 이호 연주하는 사람들, 피리 부는 사람들의 무대로 변한다. 서호를 오가는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어 관중이 형성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연주자, 무대, 관중이 함께하는 연주회가 열리게 된다.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특별히 사람들이 많았다. 서호에 유람을 온 평범한 아줌마、할머니들이 “서호패션쇼” 무대의 모델이 되었다. 몇 명의 주부 모델들이 주최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아무나 모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번호판을 달고서 입은 그대로 워킹을 하며 자연스럽게 모여든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어떤 아줌마는 제법 프로모델들의 흉내를 내며 즉석에서 빌린 스카프를 휘날리며 미소까지 띄면서 스커트를 돌리고 다리도 한쪽을 살짝 구부리는 등으로 폭소와 우렁찬 격려의 박수까지 받았다. 관중들은 하나둘씩 늘어나 제법 큰 패션쇼가 되어갈 무렵에 주부 모델 몇 명이 익숙한 포즈로 무대를 다시 워킹하며 관중과 아마추어 모델들에게 감사의 답례를 하고 맨 마지막에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하는 패션쇼로서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프로 모델들의 패션쇼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굵은 허리와 옷위로 살이 불거져 나와서 불룩불룩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외투를 벗어던지고 워킹하는 모습속에서 자신감과 생동감이라는 선물을 관중들에게 안겨 주었다. “중년의 자연스러운 몸매는 저런거야”라는 관중속의 공감의 소리도 함께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