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도둑은 언제나 환영 ♡
몇달전의 일이 아침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나의 바보스러움에 웃음이 나온다
.........
그날밤은 왠지 잠이 오질 않았다.
할일도 없었고 인터넷이라도 알았더라면
재미있게 컴앞에 앉았을건데
비디오가 다 끝났는데도 잠이 오질 않아서
별별 방법을 다 동원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두눈이 더 동그래져서
고민 고민하다가 어느새 잠에 빠져들쯔~~~~~~~음
잠이 들랑 말랑 했을즈음이다
깜깜한데 아무도 보이지 않을 정도 깜깜한데
깜정옷을 입은 커다란 그림자가 방문을
슬그머니 열고 들어오는 것이였다
난 심장이 멎어서 어떻게 할줄을 몰랐다
숨도 못쉬고 겁에 질려서 덜덜덜 떨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 도둑이 갑자기 날 쳐다 보더니
검은손에 무언가 시컴한것을 들고는 내게
다가오는 느낌에 난 그만
악~~~~~~~~~~~~~~~~~~~~~~~~~~~~~~~~~~~~악
두눈엔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도둑도 내 고함소리에 깜짝 놀랬는지
악~~~~~~~~~~~~~~~~~~~~~~~~~~~~~~~~~~~~
갑자기 방안이 훤해 졌다
도둑은 어디가고 없고
깜정옷을 입은 내남자가
두손에는 뜨끈뜨근한 순대가
들려있었는데 너무 놀랜 내남자도
" 왜 왜그래....."
난 그만 눈물이 앞을 가려서 한마디 말도 하지도 못하고
무서움에 안도의 한숨에 목놓아 울었다.
내남자가 도둑인줄 알고
뜨끈뜨근한 순대가 무기인줄 알았으니
그만 숨넘어간줄 알았던 것이다
난 도둑이 오면 이불속에서 갈때까지 나오지 말아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었는데 막상 도둑이 오니까
고함부터 지르게 될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런 도둑은 언제나 환영이다.
내평생에 영원한 보디가디가 되어줄 내남자가
도둑이라면 난 그도둑을 영원히 사랑할것이다.
이런 도둑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그날밤 먹은 소주한잔과 순대는 내평생 잊지못할것이다
그날일이 생각나서 난 오늘도 웃음이 나온다.
2000년 7월 8일 토요일
== 지리산 베오울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