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짜리 경석이는 4살이지만 저보다 더 말을 잘하는 동생을 가
르치느라 요즘 머리털이 다 빠질 지경이다.
가르치는 것 보다 더한 공부는 없기에,동생이 모르는 건 죄다
오빠보고 가르쳐 달래라고 시켰다.
(요즘,컴에 껌처럼 달라붙어 있는 엄마의 작전!)
컴퓨터만 하더라도,경석이가 하고 있으면 세라는 그 꼴을 못 보
고 달려간다.
이미,웬만한 인터넷도 할 줄 아는 실력을 가지 경석이지만,마우
스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어린 동생을 가르친다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 일꺼다.
"오빠야,그림카드 보여 줘"
"넌 아직 아기니깐 못해"
이쯤에서 세라는 막 나간다.
"야,너도 아기잖아?"
"엄마~오빠가 안 해준대.~"
"이경석,아기 해줘!"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해 주지만,옆에서 보기 답답하기 이를 데
없으니까 이런다.
"오빠가 해 주께."
"됐어,나도 할 수 있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둘이 잡아 뜯기도 한다.
하나는 되지도 않는 걸 한다며 못 하게 하고,또 하난 할 수 있
는데 못 하게 한다고 서로 처절하게 싸운다.
옆 방에서 내 컴을 만지다 통곡소리를 듣고 가보면 둘다 머리까
지 다 뽑힌 상태일 때도 있다.
"둘 다 컴퓨터 끄고 일루 나와!"
"컴퓨터 가져 가라고 해야 겠다. 이까짓 게 니네 둘보다 더 중
요하진 않아.없으면 안 싸우겠지."
(이미,싸우다 아깝게 잃어버린 장난감이 수두룩하다.)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둘은 손을 내 저으며 안 싸우겠다고 다짐
한다.
"오빠야 그러니까 잘 가르쳐줘~"
"응"
참 쓸게도 없게 언제 그?O냐는 듯이 손을 잡고 다시 방으로 사라
진다.
컴 뿐이 아니라 숫자건,글자건 간에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못
하고 입만 살아있는 세라가 시험지를 풀 때(오빠하는 꼴을 못봐
서 신청함) 경석이는 지가 다 해버린 적도 있다.
"가르쳐 주라니까 니가 다 해버리면 어떻게 해?"
"아긴 아직 어리니까 몰라서 안돼. 어려워."
"그러니까 잘 가르쳐 줘야지."
"엄마가 가르쳐 주면 안돼?"
"니 동생이니까 니가 가르쳐줘~"
나의 이 말도 안되는 무식함을 경석인 아직 반박을 못한다.
가르치는 것보다 더한 공부는 없다.
인내심도 기르고,선생님이 얼마나 힘든가도 좀 알고...
비록,또 서로 웬수처럼 싸우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