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시릴 정도의 추운 날씨야. 두툼한 쟈켓들을 입고 겨울 목도리까지 두르고 가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인다. 동장군이 보면 앝볼지는 몰라도 이 가을에 느끼는 체감온도가 한겨울 못지 않은 날씨군. 가을 속으로 깊이 들어온 날들... 스산한 바람도... 유수처럼 흐르는 속절없는 세월도...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들 모두가 쓸쓸하게 느껴지는 가을이지. 가을에 들으면 더욱더 좋은 곡들이 검색을 하다 보니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았어. 한 곡 추천하고 싶어 이곳에 올린다. 들무새의 \"가을 나그네\" 쓸쓸함이 묻어 나오긴 하지만 이 곡을 부르는 이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깨끗해 마음에 들었어. \"들무새\" 처음 들어 본 생소한 단어였어.. 무슨 새 이름인가 했는데....아니네... 책을 읽어 내려가다 처음 눈에 뜨이는 단어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쳐 대충 그 단어의 뜻을 어림짐작으로 끼워 맞추곤 했지만, 글공부한다고 덤벼들고 난 다음부터는 두툼한 국어사전이 필수품이 되었지... 오죽하면 물난리 났을때 카운터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국어사전부터 챙겼을까... 이젠 그 생소한 단어들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가워. 아...또 내 머릿속에 하나의 앎이 저장되는구나 하는 흐뭇함에 사전을 열어 보고는 노트에 기록을 해 놓곤 해... 삼천포로 빠졌구먼.... 들무새의 뜻은 \'뒷바라지에 쓰이는 물건\' \'무엇을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 \'남의 막일을 힘껏 돕는다는 뜻\'...이런 뜻이래.. 이 곡을 부르는 가수는 사전을 찾아 지었을까 아니면 알고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 어쨋든 좋은 뜻을 가진 단어야... 순 우리말 인가봐... 요 근간에 컴이상으로 시집과 에세이집을 서너권 읽었어... 얼마나 뿌듯한 지 몰라.. 조금 마음이 안정되어 가면서 책 속의 글들도 잘 들어오네.. 그런데 말이야... 머릿속에는 잘 들어오는데 눈 속에는 잘 안들어와진다. 정말 속절없는 그 세월때문이지... 활자들이 희미한게 잘 보이지 않는단 말씀... 어쩔수 없이 나도 늙어가나 봐... 가게 안... 전등 촉수가 실내 온도를 높이고 있어... 따뜻하고 아늑하고 그렇다... 그사이 이 글을 치면서 나는 바지 2장 팔고... 음악 몇 곡 윈엠으로 이사시켜 놓고.... 귀와 손과 입이 조금 바빴네... 우습다 정말 내가...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들무새의 \'가을나그네\' 들으니 어데론가 떠나고 싶다... 상상의 가을여행.....나래를 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