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3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일요일의 피로로 아침부터 목이 가라앉았다.
미놀로 우선 목을 달래고 몸살 약을 지어먹었다.
여기저기 해지고 낡은 문의 시트지를 보며 어제 창고 정리를 하다 발견한 시트지를 꺼냈다.
방이며 욕실이며 현관이며 새로 시트지로 보수하고 그 동안 묵혀 두었던 먼지를 닦아내다 보니 또 하루가 훌쩍 지나버렸다.
아마도 ' 현관문도 닦고 살아야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 날이었을 것이다.
오후엔 스티커와 야광별로 마무리 장식을 끝내고 이제 서재만 남았어 하며 다음날을 기약했다.
다음날은 책들이 잠을 자는 서재의 묵은 먼지들을 떨어내고 마무리 정리를 하였다.
'그래 이제 끝이야. 모든 방을 다 했으니.'
그리고 수요일
난 못 볼걸 보고 말았다.
그건 바로 뿌옇게 먼지 낀 채 벽면을 지켜주고 있던 창문.
언제 닦았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창문들을 쳐다보며 '쉬어야 해.'와 '이대로 둘 순 없어'하는 두 마음이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다.
결국 내 손엔 또다시 걸레가 들려있었고 '오늘 오전도 이 일로 끝이군' 하며 수십 장의 유리창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무려 40장의 유리창을 청소한 믿기지 않는 나의 신화를 얘기했다.
그것도 비 오기 바로 전에.
나라는 사람은 괜한 오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밀고 나갈 때가 종종 있다.
비가 올 걸 뻔히 알면서도 청소를 하는 것처럼.
그리곤 손해를 보면서도 그런 손해마저 그럴듯하게 합리화 시켜버린다.
정말 버려야 할 고집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주는 묘한 매력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마치 나만의 개성인 것처럼.
"내일은 절대로 청소 같은 건 안 할 거야."
라는 말로 자신을 타이르고 깨진 유리창을 맞추고 떨어진 실리콘을 새로 해 넣고 하면서 날이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