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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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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신혼을 같이 해준 밥통......


BY 유수진 2000-06-11


-자기야, 선물사왔다.
울노무드박은 가마솥 압력밥솥을 들고 들어오며, 내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언젠가 내가 사달라고 했는데, 거기다, 난 찬밥 더운밥 안가리고, 살기위해서 먹는 스타일이지
만, 울 신랑은 밥만 맛있으면, 반찬 없어도 잘먹는 거의 잘된밥 먹기위해 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결혼혼수로 구입해온 걍 밥통의 밥은 울 신랑입맛에 당연히 안맞았다.
그밥을 4년을 참고 먹어준거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난 시큰둥하게 - 응 그래, 고마워~ 하고 말았다.
저녁 9시에 당장 밥해서 먹어보자고 졸라, 옛날 밥통 전원 빼고, 상자속에 집어넣고 밥을 새로
짓는데, 울 남표니 밥통 주위를 뱅뱅 돌며, 쌀 계량컵에 담아 설명서 읽어주며, 빨리 물 부으란
다.
- 재희씨, 쌀 안씻어! 쌀을 씻어야 할거 아냐.
하며 난 퉁명스럽게 던졌다.
- 에이 너무 좋아서 흥분해서 그러는건데.... 야! 넌 안좋아?"

난 쌀을 박박 씻으며 대꾸도 안했다.
그 밥통은 황금의 신혼을 같이 했고, 4년이란 희.노.애.락을 같이해준 정말 이상하게 단지 밥통
이라는 생각이 안드는 마치, 오랫동안 같이해온 소중한 친구를 마음속에서 쫓아내고, 거만한 새
친구를 사귀는듯한 서운한 기분이었다.
-재희씨 너무 그러지마. 난 저밥통으로 4년을 밥지었어. 생각안나. 처음 저 밥통으로 밥을 지어
어머니하고 재희씨 앞에 대령한 떡밥. 저밥통으로 지은 밥으로 황금의 신혼도 같이 하고, 신혼
의 에너지도 얻었었잖아. 단순하게 좋아서 흥분할 기분은 솔직히 안든다.
- 음~ 그럼 저 밥통 팔지말고, 제사때 꺼내 쓰지 머. 그럼됐지.
- 그래, 저 밥통 팔지마. 얼마나 잘되는데.... 아직도.....

우린 압력밥통 사면, 중고시장에 팔기로 했던 그 밥통을 상자속 그대로 보관하기로 했다.

아줌마들의 맞춤친구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