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41세에 전재산 2000만 원에 사회생활도 많이 해보지 않은 백수 며느리 또는 사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05

가을회상-콩타작


BY 저녁노을 2002-10-08

가을회상-콩타작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명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가을회상-콩타작
      이젠 퇴근길도 제법 어둑어둑 해져서
      가을이 숨은 어둠 속으로 달려 집으로 향한다.
      
      어제는 그 늦은 시간에도
      앞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나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밭에 콩 심어 놓고 새싹도 나오기 전에
      산짐승들이 내려 와 먹어버려 하루종일 지켜가며
      어머니의 정성 먹고 자란 콩 
      토실토실 알이 차 콩잎마저 노랗게 변하면
      뿌리 채 뽑아 앞마당에 늘어놓고
      콩 껍질 벗고 세상 구경하라고
      가을 햇살에 잘 말려 둡니다.
      
      마당 가장자리에 이리저리 튈 콩
      도망가지 않도록 잘 막아 놓고 선
      대나무에 쇠고리로 만든 도리깨질을 한다.
      한바퀴 돌아 사정없이 내리치는 그 작업
      아무나 하지 못하는 기술이 필요한 일.
      
      언젠가 엄마가 하시는 콩 타작을 도운 적 있었지만,
      난 쉽게 할 수 있겠지 하고
      "엄마! 나도 해보고 싶어요"
      "그래 한번 해 봐!. 맘대로 안될 걸?"
      
      엄마가 하시는 게 쉬워 보여서 
      나도 시도 해 보았지만,
      큰 원을 그리며 내려쳐야 할텐데
      엉뚱하게 올라가서는 내려오지도 않으니
      "하이쿠! 도리깨질을 그렇게 하면 안되지"
      "그럼 어떻게?"
      "손잡이와 연결해 둔 쇠고리를 둥글게 돌리면서 내리쳐 봐"
      "알았어요"
      몇 번을 실패하고는 정말 신기하게도 잘 돌아간다.
      그런데 그것도 팔이 아파 할 수가 없었다.
      "힘으로 하면 안되지. 요령으로 해야지.
      너처럼 그렇게 하면 농사 못 지어"
      
      정말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닌가 봅니다.
      할 수 없이 방망이 가져다가 
      빨래하듯 두드리며 콩 타작을 도왔습니다. 
      
      다 떨어진 콩 이리저리 튄 콩 주워담아
      키질을 해 흙과 먼지 그리고 콩잎들이 날려 버리고
      콩알만 가려내야 하는데
      난 그 키질이 왜 그렇게 안 되는지...
      콩잎, 먼지는 고사하고 콩과 같이 
      키 속으로 다 들어가 버리니 그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세대는
      어머님이 하시는 작업 옆에서 보기도 하고
      또 어슬프지만 흉내도 내어 보았는데
      이런 아련한 추억 가지고 사는 우리는
      그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클릭 가을회상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