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라 했나?
아니다 여름은 벌러지의(벌레)계절이다.
세상에 웬 벌레타령이냐고 먹는 얘기한다면서..
알았시요.
벌레얘긴 간식맛 떨어지니 끝마무리쯤하고 그럼.
강원도하면
감자바위 찰옥시기(옥수수)아시지요?
서양옥수수나무는 키가 크지만
찰 옥수수는 키가 작달막하지요.
우리나라 사람처럼...
가마솥에 옥수수 가득 넣고 찌면, 구시시한 냄새.
둘이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몰라요.
지금도 전 애들에게 옥수수를 수시로 쩌준답니다.
그래서 우리 애들도 옥수수 잘 먹어요.
다음 얘기.
오디라고 아세요?
누에키우는 뽕나무열매가 오디예요.
어릴적에 고향에서 부업중의 하나가 누에 잘 키우기.
누에고치가 실크인건 아시나요?
요 누에가 뽕잎만 먹고 그토록 부드럽고 비싼 실크를
만든답니다.
이모들 따라 소쿠리 허리에 차고 뽕따러 가곤 했었는데
엄지 손톱만한 오디가 다닥다닥 달려 있지요.
빨개지다가 까맣게 되면 익은건데
꼭 포도랑 닮았어요.
아주아주아주 달고 오디만의 독특한 맛이 있는데
오디 많이 먹으면 입속,입겉,얼굴, 손, 까많게 물들어요.
조스바(아이스크림) 먹은것처럼...
그리고 또 있어요.
산딸기 이거 다들 아시지요?
학교 가며 오며 많이 따 먹었어요.
산딸기를 자세히 보면 보석같아요.
루비같고, 수정같고, 절대 과한 표현이 아님.
가시가 많아 손등을 할퀴지만
먹는것 앞에 두고 이 정도쯤이야 참아야지요.
새콤 달콤 씨가 아작아작 씹히는게 쌉싸름하기도 해요.
드디어 벌레 얘기로 들어 가야겠습니다.
고향에선 이런말이 있어요.
여름엔 황소 뒷다리만큼 벌레를 먹는다고...
나무엔 털이 부숭부숭한 벌레.
풀섶엔 피부가 맑게 보이는 초록색 벌레.
땅속엔 호미로 살짝 찍기만 해도 뽀얗게 살이오른 벌레.
된장 고추장 항아리에 구더기가 우굴우굴.
푸성귀엔 벌레 이빨자국이 선명.
공해도 없고 농약을 안치니까 맨날맨날 벌레잔치였어요.
풋고추 썰다보면 벌레가 움찔.
밥먹다 보면 국속에도 밥밑에도 반찬위에도
벌레가 나 잡아잡수하고 벌러덩 누워있고...
근데 있죠. 나 비위가 약해 그런거 보면 밥 못먹어요.
그래서 그러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말랐답니다.
그래도 고등학교때.
교련연습 한다고 태양볕에 몇시간씩 세워두잖아요.
앞 뒤 옆에서 친구들이 픽픽 쓰러지는데
북어처럼 마른 난 한번도 쓰러진적이 없었어요.
고것이 아마도?!?!
여름에 벌레를 황소 뒷다리만큼 먹어서 그런게 아닌가?
고단백질이거든.
그라고,최고의 정력식품이고요.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