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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원에 맛보는 행복감


BY 동해바다 2002-09-23






하루를 마감해야 할 시간...

어둠이 깔린 밤바다 앞에 나는 서 있다.
무서운 굉음처럼 파도소리는 내 귀를 때리고
하이얀 우유빛 포말이 거품을 머금고 해안가 바위를 뒤덮는다.

멀리 나가 있는 듯한 어화의 희미한 불빛들이 
어슴푸레하게 깜깜한 공간속의 하늘과 바다를
구분지어 놓고 있다.

갑자기 뚝 떨어진 날씨 탓인지
밤바닷가엔 인적조차 보기 힘들다.

세찬 해풍이 겨울바람 못지않게
내 살갗에 와 닿아 소름 돋게 하는 늦은 밤...
작은 매점 안에 있는 여인 혼자
하루를 마무리 하려는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문닫을 시간인가 봐요...
 300원짜리 커피 한잔 타 주세요..."

"예....추운데도 나오셨군요..."

"네...자꾸 오게 되네요.."

그 옆에 자판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두커피와 일반커피를 아주머니께서 손수 타서 팔고 계신다.
내 입맛에 딱 맞아 바닷가엘 가면 
항상 그곳에 차를 세우고 300원짜리 커피에 바다를 바라보며
황홀해 하곤 한다.

오늘도 여늬 때와 다름없이
커피를 가지고 망망대해를 아무 장애물없이 볼 수 있는
곳으로 걸음을 향한다...

그 뜨거운 커피가 차가운 대기로 인해
이내 식고 말지만 다 식은커피라도 이 순간은 더없이
행복하다...

매일 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바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듯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바다에 생업을 걸고 사는 사람들은
삶의 애환이 깃든 바다.....
나에겐 마냥 짙푸르기만 한 청정바다요
고요속의 밤바다일 뿐이다....

300원짜리 커피 한 잔에 마냥 행복해 하는 나...
짧은 행복감이라도....
누릴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바다가 있음으로.........

여인이 매점 문을 잠그고 돌아가고 있다....
밤이 깊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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