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아이스크림으로 성별을 알리는 젠더리빌 유행이 아이스크림 직원에게 민폐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66

어쩔 수 없습니다


BY 에세이 2002-09-21

그와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걸어다니고 싶습니다.
백화점에 들러,그에게 어울리는 넥타이도 골라주고 싶고,
내가 만든 된장찌게에 구슬땀을 흘리며 맛있게 먹는 모습도 턱을 괴고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의 셔츠를 깨끗하게 세탁해서 반듯하게 다려 입혀주고 싶습니다.
함께 영화관에 가서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잠자리에 들어 이마에 입을 맞추며 잘 자란 인사도 해주고 싶습니다.

보고싶어 전화를 걸고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는 지금 가족들과 있으니까요.
그는 나를 "사랑"이라 부릅니다.
나도 그를 "사랑"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 그리움도, 이 마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단지 늦게 만난 인연으로, 그리고 이렇게 안타까와 할 수밖에요.

그를 떠나야할까요?
그는 내게 삶의 모든 것을 건다고 합니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습니다.
그도 그렇게 해선 안됩니다.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도 그러질 못하는 내가 보입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