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맨드라미로 울 엄니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새하얀 기지떡 위에
빨간색 무늬을 놓았더랬어요.
기지떡이 모냐구요?
다들 모린다고 해서 셜 사는 칭구에게 물었더니
표준말로는 증편이라나 뭐래나...
이맘 때 쯤이면 뽀얀 김이 무럭무럭 새어나오는 정지에서
드디어 저에게도 일거리가 주어집니다.
"맨드라미 꽃잎 좀 따 오니라"
고럼 진 마당 한 켠에 있는 꽃밭으로 쪼르르 달려가
닭비슬처럼 축 늘어진
새빨간 꽃의 모가지를 뚝 따서 가져다 드렸지요.
고 걸로 떡 위에다
요리조리 갖은 모양새로 꾸미는 걸 쳐다보며
무척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