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집 베란다에는 갑자기 늘어난 수확물로 그득하다.
고구마 한박스 . 감자 한박스 . 당근 두 박스 . 무우 열몇개........
거기다가 배 한상자 . 감 한상자 . 사과 . 귤 .......
갑자기 친정 한번 다녀오니 부자가 되어서 보고만 있어도 뿌듯해진다.
매번 갈때는 거의 빈손으로 가는데 올때는 차가 주저앉을 정도로 가득가득 무언가는 꼭 실어야 보내주시는 우리 부모님......
떠나는 차속에 가다가 먹으라고 음료수라도 넣어 주어야지 마무리가 되어 안심하시는 우리부모님...
가끔 우리신랑이 이곳저곳 잠깐 드라이브 시켜드리는거 밖에 없는데 그게 그리도 고마우시다고 하니......
아들 내외보다 맘 편하다고 하시는건 순전히 사위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이시리라......
고구마 , 감자 ...... 물끄러미 바라보고있자니 부모님의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그 정이 담뿍 담긴
고구마는 쪄서 먹다가 , 싫증나면 찐 고구마 으깨서 돼지고기랑 당근, 양파다져서 넣고 빵가루 묻혀 고구마 고로께를 만들고,
고구마 가늘게 채쳐서 한바구니 튀겨놓고
또 맛탕도 해먹고 , 계란물 입힌 고구마 튀김 . 고구마 밥.......
샐러드에도 넣고 ,,,,,
당근은 매일 아침 사과 랑 같이 갈아서 당근쥬스를 만들어 한잔씩 마시며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한다.
베란다 밖 앙상한 나뭇가지와 휘휘 바람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낙엽을 볼때마다 한없이 스산해지다가도
이렇게 풍요로운 베란다 안 먹거리들이 있어서 ,
또 , 부모님의 따뜻한 정이 있기에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