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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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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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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언제나 도둑


BY 라니안 2000-11-21




요즈음 우리집 베란다에는 갑자기 늘어난 수확물로 그득하다.

고구마 한박스 . 감자 한박스 . 당근 두 박스 . 무우 열몇개........

거기다가 배 한상자 . 감 한상자 . 사과 . 귤 .......

갑자기 친정 한번 다녀오니 부자가 되어서 보고만 있어도 뿌듯해진다.

매번 갈때는 거의 빈손으로 가는데 올때는 차가 주저앉을 정도로 가득가득 무언가는 꼭 실어야 보내주시는 우리 부모님......

떠나는 차속에 가다가 먹으라고 음료수라도 넣어 주어야지 마무리가 되어 안심하시는 우리부모님...

가끔 우리신랑이 이곳저곳 잠깐 드라이브 시켜드리는거 밖에 없는데 그게 그리도 고마우시다고 하니......

아들 내외보다 맘 편하다고 하시는건 순전히 사위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이시리라......

고구마 , 감자 ...... 물끄러미 바라보고있자니 부모님의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그 정이 담뿍 담긴

고구마는 쪄서 먹다가 , 싫증나면 찐 고구마 으깨서 돼지고기랑 당근, 양파다져서 넣고 빵가루 묻혀 고구마 고로께를 만들고,

고구마 가늘게 채쳐서 한바구니 튀겨놓고

또 맛탕도 해먹고 , 계란물 입힌 고구마 튀김 . 고구마 밥.......

샐러드에도 넣고 ,,,,,

당근은 매일 아침 사과 랑 같이 갈아서 당근쥬스를 만들어 한잔씩 마시며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한다.

베란다 밖 앙상한 나뭇가지와 휘휘 바람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낙엽을 볼때마다 한없이 스산해지다가도

이렇게 풍요로운 베란다 안 먹거리들이 있어서 ,

또 , 부모님의 따뜻한 정이 있기에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