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른 아침, "비보"의 전화를 받았다. 그냥 멍하니 털석 주저앉았다. 이미 예견된 일 이었었는데...어쩌면 이렇게도 허무하고 인생무상함에 찌르를 온 몸에 전율에 소름이 확 돋는다.
인생사 잠시 정자그늘에서 갓끈풀고, 집신벗어 옆에놓고, 지친심신 노곤함을 충전시키기 위해 실바람의 미소로 옷깃 스치는 인연으로 쉬어가는 쉼터가 이승의 삶의 색깔이 아니겠는가?!
눈물이 앞을 가려 어떻게... 어떻게... 영의몸이되신 형부를 뵈러 갈 것인가! 머 엉하니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니! 주저앉은 자리에서 석고부동으로 꼼짝을 할 수가 없다.
한 층걸러 처제의 심경이 이럴진데... 분신인 반쪽을 놓친 장본인 언니의 심경은 어떨까?! 그 삼년 간을 병간호와 힘든 보필도, 한낮 물거품으로 떠내려갔으니 무슨 수로 떠난 영혼을 손에 잡을 수 있으랴!?
허망토다. 원망토다. 이 무슨 형벌이 이토록 가혹하단 말인가?!
"형부! 참 현명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형부사랑 반쪽인 언니 걱정 놓으시고, 편안한 삶 누리십시오.
그곳은, 질병도, 오만도, 탐욕도, 가식도, 시기도, 없는 청량 수 같은 곳이라지요? 인간세상 삶을 오직 일념으로 일관하신 투명한 삶이, 아마도 형부의 저승 행로의 정착지는 꽃들이 만개하고 환한 미소가 가득한 꽃 마을이 아닐까하는 이 처제의 생각과 바램이랍니다.
형부! 부디 이승 걱정을 접으시고 편안히 강녕하시옵기를 손모아 합장으로 올리나이다."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비나이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