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의 나이에 결혼 13년차.
아직도 정신 연령은 20대이다. 아이들 들볶는것만 빼면.
이제 남편에게 물릴때도 됫것만 .
때때로 아직 설레일때가 있다.
잠든 남편의 얼굴을 볼때, 넓은 등(내 눈에만) 뒤에 있을때 영화의 한장면 처럼 꼭 끌어 안고 싶다.
가슴 밑바닦에서뭉클하게 솟아 오르는 그 느낌은 단지 13년을 살아온 정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막둥이 옆에서 애걸하다시피 얻어내는 뽀뽀 한번은 뜨거운 열정은 없지만(차가울 때가 더 많다)왠지 상쾌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머리속까지 맑아진다면 너무 과장 같은가?
어째든 찡그리며 해주는 뽀뽀 한번에 내얼굴은 미소로 가득해 진다.
또 누가 남편 흉이라도 볼라치면 뒷목이댕겨온다.우리 남편은 한국의 전형적 남편답게 권위적이고 보수적이고 성질은 불이다.
20대에도 트로트만 좋아할 정도로 촌스럽다.
하나하나 따지면 나와 일치 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음식 옷 성격 가치관 그외의 수없이 많은 부분에서.
그런데도 13년 동안 싸움다운 싸움 한번 안해봤다.
화가 나면 아들 셋을 안쳐놓고 남편 흉을 본다.
그러다 아이 하나가 맞장구라도 칠라치면 야단을 친다.
"넌 그러면 안돼 그래도 니아빠고 아빤 세상에서 너희를 가장 사랑하시잖니"
이렇게 13년을 살고도 남편이 출근한 저녁이면 아이들이 잠든후 남편이 보고 싶어 핸드폰을 친다.
힘든 시집 살이를 헤쳐나갈수 있는것도 다 남편 때문이다.
물론 세 아들도 내힘의 원천이지만.
얼마전 TV에서 죽는순간의 부부간의 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간 봤다.우리는 어떤 대화로 끝을 맺을까?
"당신과 함께 있어서 가치가 있었어요"
너무 닭살스러운가!
내가 다시태어 난다면 결혼은 절대 하고싶지 않다.
하지만 한다면 남편과 다시 하고싶다.
남이들으면 웃겠지만.
아! 이제 남편에게 전화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