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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필무렵의 봉평과 태기산


BY 물안개 2002-09-13


2002년 9월12일 흐림 소나기

신대리-송덕사-1135봉-고개-태기산(1261m)-1135봉-1142봉 -임도
구두미재

이번 산행은 메밀꽃 필무렵의 이효석 문화축제와 태기산을 엮어
테마여행을 다녀왔어요
어느새 계절은 초가을로 접어들어 제법 아침저녁으로 서늘한바람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새벽6시 서울을 출발 산행기점인 횡성신대리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어요

태기산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둔내면과 평창군 봉평면의 경계를 이루는 흙산으로. 일명 덕고산이라고 불리는 태기산은 삼한시대 말기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게 쫓기어 이곳에 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와 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는군요

비가 간간히 뿌리는가운데 시작한산행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워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지요.
농노를따라 이어지는 등로는 누렇게익어 고개를 숙인 논밭을 끼고
20여분 들어가니 맑은계곡물이 흐르고 산속의 하얀집 개인농원을 
지나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 경사가 거진 80도에 가까운 오름길을
1시간정도 오르니 뒷다리가 다 땡기더군요
아마 다람쥐도 이길은 울고 갔을꺼예요

산죽을 헤치고 찔리며 가쁜숨을 몰아쉬며 능선에 올라서니
비는 그치고 시원한바람이  계속불어주워 산행하는데 그만이더군요
바람에 하늘거리는 산죽의물결이 마치 억새가 흔들리듯 멋을 더하고,

흐린날인데도 시야가 탁 트이며 산허리를 감싸도는 하얀구름들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르고 개인적으로 운해를 너무 좋아하는 저는
잠시 신선이되어 구름위를 노니는꿈도 꾸며 .......

1135봉에서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얼마쯤 가다 다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 오늘은 바람이 많이불어 추워서 쟈켓을 꺼내입고
 3일전 북한산숨은벽에서는 더위에 지쳤었는데.....

산에 오르면서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수가 있어 매주 산을 찾나봐요
바람이 불때면  후드득 떨어지는 도토리
아기다람쥐들의 귀여운모습에서 우리들이 그들의 양식을  남겨두고
가야할것 같아요
눈이 오면 먹을것이 부족한 동물들 우리가 지키지않으면 결국은 
우리에게 돌아오는것을.......

길도없는 등로를 두팔로 헤치며 얼마쯤가니, 정상은 방송국 송신탑이
있어서 들어갈수가 없어 다시 온길로 빽하여 임도로 내려와서
점심을 끝내고 마시는 따뜻한커피 벌써 추워서 따뜻함이 그리워지고,
임도를 따라 이어지는 편한길 구두미재에 도착 산행을 마치고
봉평 메밀꽃축제장으로 향했어요

메밀꽃 필무렵의단편소설의 무대로 더 유명해진봉평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곳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탁월한 묘사력 탓에 봉평은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인상깊게 새겨져 마치 고향같이 친밀하게 
느껴져 꼭 가고픈  곳이였지요

축제 막바지라 메밀꽃은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어있진 않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메밀꽃을 감상하는것으로도 작가의 숨결을 느끼는듯했어요
이효석생가터도 둘러보고 물레방아간 과 주인공이 동이와
달밤에 건넜다는 흥정천 섭다리도 건너보고 먹거리촌에서
메밀로만든 전병 부침 묵 감자부침 메밀동동주로 건강을 빌며
오늘의 테마 여행은 끝이았어요

함께한 피아니 산새 산울림 그리고저
산새와산울림은 컨디션이 좋지않아 산행을 못해서 아쉬웠어요
먼 훗날 오늘을 기억하며 추억하겠지요
멋진 추억 많이 만들어 노후에 추억의 창고에서 꺼내어 회상하는것도
즐거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