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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97

봉숭아 꽃물


BY [리 본] 2002-09-13


친구야..
봉숭아 꽃물 들이던 어릴적 기억 생각나니?
별이 유난히도 총총한 밤하늘에 멍석을 깔아놓고,
모기와 씨름하면서 봉숭아 꽃물을 들이곤 했었지.

봉숭아 꽃과 잎사귀를 낮에 따서 그늘에 좀 말려서
숯과 백반 그리고 소금도 조금 넣고 절구에 빻아
마춤맞은 크기의 콩잎을 따서 하얀 무명실로 친친 동여매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다가
얼핏 잠이 들면 손마디가 저릿저릿 저려와
다시 실을 느슨하게 매고 자다가
아침에 불현듯 일어나 손가락을 보면
어떤건 빠져있고 어떤건 예쁘게 봉숭아 꽃물이 들어있곤 했었지.

두세번씩 드려야 제대로 물이 들었던...
첫눈 올때까지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들 하였는데...

그리고,
세월이 참 빨리 후딱 지나간 것 같아...
소담한 봉숭아 꽃을 봐도 별다른 감흥이 일질 않으니...
올여름엔 봉숭아 꽃물을 예쁘게 들여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