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장례식 주문에 답례품을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2

최후의 승리(2) - 왜 이리 허탈한거지...


BY poodles 2002-09-13

최후의 승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왜이리 허탈감이 자꾸 밀려오는것일까?
그 사건이 있은 다음날!
출근하는데 늦느냐고 물어보는 남편!
"아마 오늘은 8시쯤 되어야 퇴근할것 같은데 왜요?"
"아! 아냐~~"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다시는 안가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도 맘 한구석은 자꾸 허전하고 허탈하고 그렇다.
날 보면서 씁쓸한 미소만 떠오르고...

저녁에 퇴근을 했다.
근데, 남편이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놀랍기도 하고..
넘어져서 다친 다리는 팔은 약을 발라 벌겋게 내어 놓고 앞치마 두르고 이리저리 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힘들지? 먹자! 먹고 우리 같이 노래방가서 놀까?"
"맛이 어때? 맛있지!"
피곤했지만 거절할수가 없었다.
먹고 노래방가고...

노래방을 갔는데, 예전엔 '담배가게 아가씨, 군가, 이름모를소녀...'
노래 선정하는게 그 수준이었는데 팝송에다가 발라드에 뽕짝까지...
룸싸롱에서 다른여자들이랑 그런노래 부르면서 노는 남편의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한번 더 넘어뜨려 버리고 싶은 맘이 꿀떡 같았다.
놀다가... "재미없다!"
그 한마디에 기분이 상한 나!
"그런곳은 대체 어떻게 놀길래 자기가 오자고 그래놓고 재미없다 그러냐?"
그방 얼굴이 정색이 된 남편!
" 그게 아니라..."
"정말 끝까지 그럴꺼야?"
"미안해... 난 정말 그런뜻이 아니었는데..."

옥신각신...
집으로 오는길 남편은 "배고프다... 라면 끓여먹을까?"
"저녁 자기가 했으니까 국수 삶아줄께..."
난 자꾸 룸싸롱에서 노는 남편의 모습이 생각이 나 국수에 또 온갖 양념으로 장난을 쳤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남편!
"왜? 맛없어?"
"아니~~ 좀 짜서..."
"내가 간장을 좀 쏟았는데... 그래서 그런가보다. 다시 해줄까?"
"아니 그냥 먹을께..."

남편은 그 맛없는 국수를 다 국물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지만 나의 이 허탈한 맘을 언제쯤 진정이 될른지...
나에게 이해심과 인내력이 필요한건지...
잠이 든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알수 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괜히 심술기가 발동한 나!

자는 남편의 코를 세게 쥐어 버렸다.
아픈지 인상을 찡그리는 남편!
내일 아침엔 빨개진 코를 보면서 혼자 또 고민을 하겠지?
ㅋㅋㅋ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