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
딱히 구경이랄것도 없는데
눈은 가을 햇볕에 실눈이 되어서
누가 어디를 가는지
누가 뭘 사오는지
혼자 넘겨 집기에 열중하다보니
반나절이 뚝딱이다
아무래도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할지,,에구.
전화기는 혼자 외출중이다
그러다 걸려온 응답기에
ㅡ용 건
이라고 남기는 아는 동생
용건을 남기라니
딴엔 그것도 답이라고,,용건,,이란다,,
서둘러 받으며 둘이 실없이 웃었다.
맏이로 동생들 뒤치다꺼리에
그애 만큼 잘하는 이가 있을까 싶게 열성이다.
그래도 언제나 허허거리고
둘이 전화기는 귀에 대고
각자 점심 먹기에 바쁘다.
그앤 남은 계란찜에 밥을 비벼 먹는중
난 식은 밥을 깻잎에 싸서 쌈으로..
둘이 신나게 집안 이야기 하다가
괜히 울컥함에 그냥 제 설움에 울음이 나오고
그애도 입안 가득 계란찜을 넣고선 목이 메이고
깻잎 두장에 싼 밥이 목을 넘어가기도 전에
눈물에 목구멍이 아프고...
사람 사는 것이
어디나 매한가지 이기에
각자 다른 이야기 끝에도
공통된 서러움에 괜한 눈물만 흘리고
참,,,그렇네.
가진 것 보다
베풀어야 할 것이 더 많기에
내 것보다
다른이의 것을 더 돌봐야 하기에
우린
식은 밥에 먹는 점심 한끼 마저도
자유로울 수 없나 보다.
희야.......
우리 그래도 힘내자꾸나..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짐만 주신다고 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