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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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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가기 싫어~


BY 둘리팔땡 2002-09-05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전 7살 초등학교 1학년 사내아이(엽)와 5살 유치원생(도형)을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제가 출근할때 아이들 바래다주고 퇴근해서 집에 데리고 가면서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죠..

유치원 가기 싫다는 말
막둥이 얘기냐구요?

아침 식사 도중에 나온 큰 아들 엽이 얘기랍니다~
"엄마 나~ 사랑유치원 안가고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가면 안돼??"

초등학생이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지...
유치원 가기 싫다는 말은 알아들었는데 난데없이 다시 예전에 가던 어린이집에 보내달라니...

"갑자기 왜 그러는데??"
"도형이가 자꾸 나만 졸졸 따라다니면서 일러주자나~"
"뭘 일러 주는데??"
"다른 얘들이 때리는 것도 나한테 와서 다 일러주고....(벌써 눈에 눈물이 떨어질랑 말랑)"
"햐~~ 그거 때문이었어?? 도형이가 자기 편들어 달라고 그러는거야! 도와달라고..."
"난 싫단 말야..다른 얘들도 다 나한테 와서 자꾸 일러주고~~ 귀찮어!"

그거였구나..
초등학생이 유치원에 들락날락 거리니 아이들이 싸움날때마다 엽이에게 중재역할을 요구했습니다.
이제 엽이는 조무래기 아이들 틈에서 대장 노릇하는게 싫은가 봅니다.
엄마생각에 안전하기만 해보이는 유치원 그늘 속은
엽이에게 더 큰 세상으로 뛰어 나갈 수 없는 장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엽아 그래도 어떻하니? 아직은 너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자나?"
조금만 키 더 크면 네 하고 싶은대로 해~"
"맞다..나 혼자 있으면 밥도 못먹지..."
"혼자 집에 들어가면 엄마도 없어서 얼마나 쓸쓸하니?"
"응"
"그래~그냥 태권도 도장에서 조금더 오래 놀다가 유치원에 있어~~"
"선생님이 혼내면??"
"혼안내! 선생님한테 살짝 말하고 친구집에도 놀다가 태권도 도장에도 갔다가 그래...
대신 선생님한테 꼭 어디 간다고 말하고 다녀~~~ 걱정한단 말야~~"
"그럼 엄마 오늘 도형이 소풍가는데 나 안따라가도 되는 거지??"
험난해 보이기만 한 바깥 세상에 이제 슬슬 엽이를 풀어 줄까 싶습니다. 잘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도 눈병때문에 휴교입니다.
그래서 막둥이 유치원 소풍가는데 따라가라고 했더니(전 즐거워 할 줄 알았는데...)
가기 싫다고 하네요.
막둥이는 형아 발꿈치만 보고 다닐려고 하고..형아하는거만 다 따라할려고 하고....


막둥이는 형아와 같이 태권도 도장에 가고 싶어 안달입니다.
엽이는 동생과 떨어져 놀고 싶어 안달입니다.

정말 형제지간은 연인, 부부관계만큼이나 또 다른 묘한 관계인것 같습니다.

엽이 학교도 오늘부터 4일간 휴교입니다.
유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눈병) 저도 걸려봤는데 정말 아프고 괴롭답니다
다들 눈병조심하세요~ 무조건 손 자주 씻으시구요~사람 많은데는 다니지 마세요~
아 나도 눈이 간질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