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모든 사이클이 망가졌다
신랑이 술을 마시고 헤롱거리는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건만
어제 너무 늦게까지 여기 저기 다니다가
많은 돈을 쓰고 정신을 반쯤 잃어버린 상태로
너무 취해서 딸꾹질까지 하며 귀가를 해서는
정신없이 나를 노려본다
아무런 죄도 없이 이 남자를 빨리 재워야 한다
아이 약올라 ~~
나는 시장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돈 3000원에 ..이리재고 저리 재다가
손을 놓고 돌아섰는데 ..꼭 필요한 건 아니라면서
이리 궁상을 몸에 바르고 살아왔는데 ..
그럴 필요 없다고 몇번을 되뇌여도
그래 집안의 누군가 경제를 쥐고는 있어야하니 ..
아니 어제 큰아이 학교 모임에서
학교 에어컨을 새로 수선하거나
교체해야한다고
개인당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을 종용하던데 ..
그 와중에
돈을 낸사람은 돈의 위세를 떨고
보고를 조금만 게을리 해도
자기는 그 돈을 임원이 쓰라고 낸게 아니니 돌려받는다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의 심중까지 더듬어야 하는 이시점에
에이 돈 많으면
팍 내버리고 싶다 ..누가 아니그러겠는가 .
돈 이것의 가치가 인간의 색깔보다
진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로 슬퍼진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
아침마다 같이 차를 타고 ..
같이 가는 신랑의 친구는 벌써 우리집으로 차를 향하고 있는데
우리 신랑은 아직도 덜 깬 상태로 몽롱하다
이리 저리 술에서 덜깬 신랑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다보니
이번에는 큰녀석을 깨우는 걸 깜빡하고
아이는 스쿨버스를 놓치고 서 있다
신랑이 미워서
지갑에 있는 모든 돈을 압수하고
몇천원만 남겨주고는
차키에 시동을 걸었다 ..
큰아이를 등교시키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엘리베이터가 우리집에 멈추어있는데 ..
혹시하는데 역시였다
우리신랑 친구가
안방에서 나온다 ..
허 허
내참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훼까닥 어지럽히고
도망치듯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그 아수라장 같은 ..정리되지 않은 안방에서 ..
내가 미티 .
노래처럼 ..얼굴가리고 잊어버리고 싶어 ...
배개위에는
아침신문이 어지럽혀 있고
내가 엊저녁 감추어 놓은 핸펀을 찾는다고
두 남자 --우리 신랑과 신랑친구--가
이리 저리 둘러 보면 핸펀을 찾는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어지러진 안방을 내보이고 속으로 부끄러워도
아침 배웅을 하는 웃는 낯을 보며
신랑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
잃어버린 핸펀은 찾지 말라고
암만해도 제수씨가 감추어 버린 것같다고 ..
걍 ..구한말시대로 돌아가 핸펀도 카드도 없이
편히 살라고
아 이남자 어떻게 벌을 줄까 .
부엌 장식장에 감추어둔 핸펀은 언제 돌려줄까 ...
각가지 장난 섞인 오만이 ..잔머리를 굴리게 한다
되도 않는 넋두리라도 써야할 것 같기에 ..
우울한 아침에 ..
스치는 우울은 낭만일지도 모른다는 자위속에서
그나마 내가 가지고 있는 성품이 낙천적이기에 ...
이렇게 돌려서 설정을 해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