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적에 왜 그리 슬픈일만 있엇는지 지ㅣ금 쓰는것도 내 어릴적 슬픈 이야기이다
우린 춘천서 6섯식구가 한 영탄 부앙지에 의지해서 아랫목 차지를 해가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얼마나 추운지 난 양말을 신은채로 이불속에 들어갓다가 엄마 한테 욕 을 먹기도 했다 맏이로 태어난 나는 가난한 살림에 벌써 눈치가 엄청 빨랐다 그 덕에 동네 어른이 시키는 일은 못하는게 없었다 국민학교 6년 때는 김장김치를 거들 정도 였으니까
아랫동네 외 갓집에서도 무슨일만 있으면 나를 불러다 시키곤 했다 그해도 설날은 어김없이 찻아왔고 난 또 영락없이 외갓집에 가서 일손을 거들어야 했다 그해는 이모가 시집가서 처음으로 친정에 오기로 한 날이므로 더 분주히 음식과 설겆이를 해야 했다
엄마는 방에서 웃고 떠들면서만두를 빚엇다 난 너무나 춥지만 누구한테도 춥다고 얘기 해본적도 누가 너 춥냐고 물어온적도 없었다
도토리 묵을 쑤고 만두끓일 국물도 청소도 연탄불 방방마다 보는것도 땅에 묻은 독에서 김치 꺼내다 써는것도 차례와 구정 아침에 먹을 음식도 난 시키는대로 다~했다 저녁에 집으로 올아와 아무 말없이 잠 을 잤다
우린 그때 너무 못 살아서 외 할머니네 집에서 명절을 지냈다 그래서 이런 날이 오면 우리 여섯식구는 으례히 내려가서 음식을 먹고 올라왔다 그 날도 우리 여섯식구는 엄마가 깨우는대로 새벽에 일어나 연탄불에 올려논 따뜻한 한 솥의 물로 찬 물을 타서 다~씻고 내려갈 준비에 어수선해 졌다
난 엄마한테 얘기를 했다 (엄마 나 내려가기 싫은데 안 내려가면 안될까?) 엄마는(왜? 내려가기 싫으니? 그럼 내려가지마라 근데 집에 밥은 있니?)난 얼른 (응 있어 어제 저녁에 남은밥 그거 먹으면 대 )하고 말을 했다 엄마는 안쓰런 표정으로 (머 해서 먹게 )하셨다 난 짠지해서 먹지 맛있잖아 했더니 그래라 하시며 (빨리 올라올께 먹구있어 추운데 나가지 말고 ) 하시며 동생들을 앞세워 내려가셨다 난 이불개고 치우고 빨래해서 널고 그러곤 부엌에 들어가 부뚜막에 앉아서 김치 한 접시 꺼내놓고 찬밥을 물에 말아서 배 불리 먹었다 그리고 들어와 티비를 한참 보고있는데 밖에서 "옥이 있냐 옥이있어?"하시며 들어 오시는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난 나도 모르게 얼른일어나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가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손에 든빨간보자기를 던지듯 마루에 놓으시곤 큰 소리로 나를 원망하듯 말씀을 하셨다 "너 왜 안내려 왔니? 엉 내려와서 어제 한 맛있는음식 같이먹고 놀면 좋을텐데 왜 안내려오고 엉 내가 이렇게 너때문에 음식을 사 갖고 와야겠니?"하시면서 나를 마무라셨다 난 아무말도 않고 그대로 앉아있었다
할머니는 그때 내가 안가서 먹은게 지금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프셨던것이다 하지만 난 어려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할머니는 그렇게 화 풀이처럼 당신 말만 하고선 그 긴다리로 후다닥 내려가셨다 아무일없던것처럼 난 할머니 모습이 사라지자 갖다주신 음식을 들고 방으로 가서 아랫목에 앉아먹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동생과 엄마가 올라오셨다 엄마는 "할머니가 여기오셔서 머라 하시던"하고 물었다 난 "왜 안내려와서 추운데 음식을 사갖고 올라오게 하냐고 그러시던걸"하고 티비를 보며 말했다 엄마는 "옥이야 왜 안내려갔니"하고 물었다 난 "엄마 난 할머니네 집에 가면 뭐 든지 다~먹고싶어 김도 귤도 식혜도 돼지고기 소고기 과자 사탕 맛있는 반찬도 근데 가면 못 먹어 안방에 교자상 두개 놓고 음식을 차리면 난 부엌에서 잔 심부름 다 하고 식구들 다 들어가면 젤 나중에 물들고 들어가서 방문앞에 앉아서 삼촌앞에있는 고등어 고기 김 같은거 먹고싶은데 눈치가 보여서 못먹구 눈은 거기로 가는데 밥은 입에서 안 넘어가는데 젓가락은 김치에만 가구 물만 먹구 그래서 차라리 안 보구 안 먹으면 속이 편해 엄마 오늘 아침 얼마나 편하고 맛있게 먹었는데 엄마 나 힘 들었어 내 앞에는 왜 맨날 김치만 가까이 있어"하면서 울었다 엄마는 내 등을 밀면서 그러셧다 "옥이야 엄마도 너네들 데리고가서 먹는거 편치않다 그저 새끼들 데리고 짠지해서 먹는게 잴 났다 근데 어쩌겠지 안 내려가면 할머니가 호통을 치실거고 그러면 그게 나중에 아버지 욕으로 들어갈텐데 엄마도 너 할머네 가서 추운데 일하고 있는거 보면 속상했다"하시면 우셨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가 얼마나 내 얘기ㅣ에 속이 아프고 할머니는 그래도 못 사는 손주들 특별한 날에 조금이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을 지금에서야 알것같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지금도 고생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떠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