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만 되면 언제나 장터로 향하는 사람들로 술렁~거리던
남산 편에(고향마을이름)혼자 사는 얼굴 뽀얀 아지매가 있었다.
혼자 사는 그 아지매에게는 장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저씨가 한 사람 있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아저씨는
'하얀 장갑'을 손에 끼고 왔었다.
어른들은 그런 그를 세 글자로 줄여서 흰 장갑!' 이라 부르곤 했다.
멀지 감치서~ 그가 못 듣도록...
'흰 장갑'아저씨와 그 '아지매'를 그렇고 ? 그런? 사이라 부르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동네어른들은 '흰 장갑' 이 멀리 ~
신작로를 돌아들면 둘이 서넛 끼리끼리 모여 앉아서
일손 놓고 쑥떡방알 찧어대곤 했었다.
할 일없던 어린 나도 마찬가지로, 알지 못할 그들의
비밀스러움과 '흰 장갑' 그 속에 들어 있다는 노~란 고무
손이 너무 궁금해서 장날이면 언제나 목을 빼 놓고
'흰 장갑' 아저씨를 기다리곤 했었다.
혼자 사는 얼굴뽀얀 그 아지매는 '흰 장갑' 이 대문으로 성큼
들어서면, 한 품에 들어오는 개다리소반에다 막걸리 주전자와
종지 몇 개 얹은 다음 환한 미소로 방으로 들어가 미닫이문을
꼭 닫아 붙였다.
옆집 감나무에 올라가 본 들 미닫이 문 안쪽이 보일 리 없건만
어른들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몸도 마음도 깨끼 발을 딛고서서
미닫이문 안쪽을 기웃거렸다. 깨끼 발 딛고서서 그 문 안쪽을
지치도록 기웃거리다가~ 원래 그렇고? 그런? 사이는 절대
오래는 못 가는 거라고 어른들은 모두 입을 삐쭉거렸지만
나는 '흰 장갑'과 그 '아지매'가 정말로 오래~오래~ 가길
바랬었다.
닫힌 미닫이 그 문 안쪽에서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그들이
도대체 함께 무얼 하는 건지...? ^^
장갑을 벗은 '흰 장갑'의 손이 정말로 노~오란 고무 손 맞는지...?
내 눈으로 다 확인하게 될 때까지...
정말로 오래~ 오래~ 가길 바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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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 건네고 쭈빗거리는 사람
이곳에서는 참 따뜻이 맞아 주시는 군요.
해서~ 정이 쩍쩍 달라 붙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