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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의 휴가 보고서


BY 수선화 2002-08-23

이번 휴가는 특별했거든

지난 달에 정희한테 전화가 와서는 무열이(내 고종사촌)가 쌍계사로 같이 휴가 가자 했다며 이야기 할때 까지만 해도 실현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어

우선은 결혼후엔 무존건 휴가는 완도 행이거든

1년에 손꼽을 정도로 가는 시댁행이 취소될리 만무해서 말야

나도 그게 자식된 도리라 생각해서 여태껏 하고 있었구

근데 무열이 전화를 받고는 거절 잘 못하는 울 남편이 약속을 했지

하여간 3식구가 같이 가기로 했는데

때마참 친구 아버님의 초상이 난거야

선우(내 친구)초상집가서 다 만났지

거기서 휴가 계획이 잡히더니 두집 빼놓군 다 OK야

이거야 원

떼어 놓을 수도 없구 괴로웠지

결론은 내친구들 모임에서 10팀중 3팀만 피치못할 이유로 빠지고 7팀이 가기로 되었어

걱정되었지

그래도 내심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결혼전엔 그 아이들이랑 매번 휴가를 같이 했었거든

남자 6명,여자 4명이서 매번 해변가에 가서 텐트치고 놀곤 했었지

동해안으로,부산으로 말야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기대가 되었는지 몰라

밤새워 술마시며 그 아이들과 나누웠던 대화들을 되새기고 그랬어

그런 기회가 또 생기나 싶어서 말야

이젠 옆에 짝꿍이 생기고 자식까지 4인 가족을 형성하고

불임부부 한팀을 빼곤 말야

하여간 화개천 끝인 의신에 도착을 했지

그곳에 짐풀고 우리의 휴가가 시작되었지

이거야 원

26명의 식구 건사하기가 쉽지는 않아

우리 10명이 움직이던 결혼 전이랑은 천지차이인거야

각자의 이해와 요구가 다르고

정말 힘들었어

우리 부부야 자주 놀러 다니고 단체생활도 많이 하고 또 거긴 우리 홈그라운드잖아

또 나서기 좋아하는 내 말만 들으면 만사 OK 인데 그게 쉽지 많은 않더라구

고집 피우기도 그렇구 해서 걍 하자는 대로 했지

실패하는 거 알면 서도 말야

어렵더라구

그래도 큰 트러블없이 살았어

난 정말 문화유적도 같이 보며 녹차문화 같은 것두 같이 경험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아이들 중심을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 덕분에 물놀이만 실컷 했어

마직말 날엔 안 되겠다 싶어서 개인 플레이로 만나고픈 사람 만나고 그랬지

화개에 도착을 했을때 그 감격은 아직 누구한테도 이야길 못했어

그냥 눈물이 울컥 나오더라구

녹음이 푸르른 그 벚꽃 터널을 지나면서의 그 느낌이라니!!

운전하고 있는 울 남편한테도 그 눈물을 보여주진 못 했어

하여간 그랬어

다시 가고파

지금도---

나 살던데

"도심촌"이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거든

그곳에 가보니 그대로 더라

도시같으면 마구 때려부시고 다시 짓고 해서 많이 변해 있을텐데...

자연이 심술을 부리기전까진 그대로야

사람도 그대로이구

어찌나 반가워 하던지

녹차만 무지 많이 얻어왔어

그러군 나머진 3박 4일은 시댁인 완도 에서 보냈구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