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편과 나 참 힘든시간을 보냈다.
에세이방님들 소풍가신다고 좋아라 하시고 갔다오셔서 재미있었다고 올리신 후기를 읽으면서 먼나라 이야기이거니 하는 맘으로 하루하루 초조 조마 불안 등등등......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하찮아 보여도 결코 하찮지 않다고 했다.
옷깃만 스치는 인연으로라도 만날려면 전생의 연이 있어야 한다고 했거늘....
몇년간 한솥밥을 먹은 사람이라면 전생의 연을 말하지 않아도 그 쌓인 정이 얼마일까...
다른사람 마음 아프게 하면서 내맘이 얼마나 편할까 요즘에서 깨달은것이 하나있다면 당하는 사람만이 아프고 힘든게 아니라 그 아픔주는 사람도 못지않은 고통이 있다는 것을 남편은 밤새 식은땀을 흘리며 잠못이루고 술기운을 빌어 일어서는 그 지친 모습으로 내게 가르켜 주고 있다.
그동안 우린 참 당당했다.
결혼하며 시작한 작은사업 부모 형제 누구에게도 손내밀지 않고 맨손으로 일구어낸 지금이 있기까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차곡차곡 일구어낸 사업이기에 더욱이 그러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이쪽분야의 경기 둔화는 올해들어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다.
업체들은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개발해놓은 장비는 판로를 찾지 못하고
경제전문가들은 2003년에야 풀린다고 하니
평소가깝게 지내던 같은분야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 남편의 회사보다는 규모면에서 열배나 컸던 업체였는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그동안 창업공신이 되기위해 밤낮으로 일한 많은 사람들 졸지에 직장잃은 상황에서 오는 그 울분들....
남편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회사가 문을 닫을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구조조정을 해야만이 그래도 오래 버티어이겨낼수 있다는 생각이 절박해졌다.
그러나....
누구를....
어떻게....
그동안 같이 얼마나 고생해온 사람들인데 ....
우린 밤마다 소주잔을 부?H히며 고민했고 고통스럽더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남편과 그동안의 정을 무시하면 안된다. 같이 고통분담을 하며 이겨내자는 나와 언쟁도 높아졌다.
이런거구나 싶었다. 구조조정을 취소하라고 기업앞에서 항의하는 사람들의 상황 이면엔 또다른 고통도 있었구나 싶었다.
구조조정을 해서 남은사람이라도 임금을 제대로 지급할것인지
아니면 다같이 가면서 임금을 줄이던지
방법은 둘중하나였다.
두가지 어떤 방법도 앞으로의 상황을 확실하게 보장되어지는것은 없다.
얼마나 더 오래 버틸수 있냐의 문제니....
아주버님 가져오시는 월급이 적다고 만날때마다 불평하시던 형님이 그리 부러울수가 없었다.
낮엔 초조함으로 저녁엔 술로 밤엔 고통의 신음으로....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제는 퇴근한 남편의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다같이 가면서 우선 상여금을 반납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하다보면 새로운 방법이 보일것 아니겠냐고...
정말 잘되었다 싶었다. 갑자기 경제적으로 쪼들리기 시작하면 직원들 살아가는데 힘도 들겠지만 그래도 실직의 아픔은 줄었지 싶은게 눈물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 잘되었으면 좋겠다.
직원들 그누구에게도 실직의 고통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생활을 더 줄여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