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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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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새벽풍경


BY 풍경 2002-08-22

해인사로 가는 길목에 맑은 물소리와 오래된 소나무들
그리고 길가의 구절초의 향기가 우릴 반기고 있었다.

해인사 입구 길상암의 거대한 석불은 깊은 계곡과 좀 더

조화를 잘 이루었으면 하는 아쉬운 바램을 하며
해인사로 향했다.

우리가 묵을 지장전에 여정을 풀고 풍경소리 은은한 경내를

돌며 서점에서 책을 사고 관세음보살님의 진언
"옴 마니 반메 훔"인도어로 적힌 반지는 돌리면서 정성을
다해 외우면 스무가지 소원이 이루진다는 반지를 사고
자그마한 풍경도 하나 마련했다.

드디어 저녁공양시간 민생고 해결을 위해 식당앞에 갔더니만

행자스님 왈
"지금은 스님들 식사 시간이구, 아직 시간 멀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려요"
"1분

설레임으로 어제 저녁부터 밥도 먹지 못했는데,

가족과 같이가 아닌 오랜친구랑 함께한 여행인데
6시 9분에 도착한 우린 1분을 1시간이 흐른냥 기다렸다.
아 그 서글픔이여!

저녁예불을 알리는 법고소리

예불문, 천수경, 반야심경으로 이어지는 법회
그 청아한 소리에
전율이 스치웠다. 감동의.......

"석가모니불" 하면서 모두 열심히 자기를 낮추는

절을 하고, 난 욕심을 버리게 해 달라고
원했었다.

예불후 어둑해진 경내를 돌다 문득

몇해전 해인사에서 보낸 눈오는 날 밤이 생각났다.
그때 난 팔만대장경 전산화 작업의 자원봉사자
휴일이면 친구가 일하는 곳에서 밤을 지새우곤 했다

여러가지 일로 삶의 고뇌에서 방황하던 난

어느 겨울날 밤새 내리는
하이얀 눈을 바라보고 소복히 쌓인 눈위를
거닐며

다시 그리리라, 눈 위에 찍인 내 발자국처럼

내 삶에 흔적을 남기리라 다짐하며
희망을 가져었다
어쩜, 해인사는 내 마음의 고향같은 곳인지도
모른다

넓은 방 30여명이 모여 잠을 자고

9시에 소등을 하니
긴긴 여름밤은 잠은 오지 않고
누군가 소곤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폭포의 물소리는 하염없이 들려오는데...
잠두 안오구 밤은 깊어만 가는데.....

새벽3시!

새벽예불을 알리는 도량목탁소리에 일어나
비몽사몽간으로 세수하고, 법당으로 향하고 좌선을 한다.
들을 때 마다 느껴지는 감동의 물결, 예불소리
우리이웃, 세상사람 모두 편안하길 소리내어 기도드리구

너무나도 긴 하루에 아침 6시 10분의

아침공양은 떠 기다려지고....
공양후
성철스님이 계셨던 곳으로 유명한
백련암으로 향하였다.

십여년전에 비해 많이도 변했네.

하지만 마당에 우뚝솟은 큰 바위는
그대로다.

고결한 스님의 설법에 십여명이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아

기웃거려더니만
삼천배를 다 마쳤냐구 물어본다.

성철스님 계실때에도 삼천배후에 친견할 수 있다더니만,

에구머니나
우린 108배도 힘들었는데.....

다음에는 다음에는 체력은 국력으로 한 번 도전해 보리라

생각하며
연꽃의 향기 흠뻑 드리우며 오솔길로
거닐었다.
내 여름날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