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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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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게 비춰보기


BY 바늘 2002-08-22

투명하게 비춰보기

개학을 앞두고 학교갈 준비를 하던 딸아이가 엄마~~이거 ~~

아직 날짜가 안지났네~~

납부금 용지였다.

그래 이리줘라~~

아들아이도 대학 등록금이 나왔을건데 ~~

순간 휴~~~ 한숨이 절로나왔다.

직장에 출근하여 전화로 알아보니 등록기간도 몇일 앞으로 다가와 시간이 빠듯하였다.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에게 폰으로 조용한 복도 한쪽벽에 몸을 기데고 어찌할거냐고 물었다.

언제나 마찬가지지만 남편은 알았다는 한마디~~

가슴에 턱하고 돌멩이 하나가 날아오는 느낌, 아니 그보다 더한 무게로 바위덩이가 짓누르는 그런 느낌~~

그냥 알았다는 쉬운 대답은 어쩌면 아주 난 몰라하는 그런 답과도 같은 비중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폰을 닫는 순간 눈앞이 캄캄하고 아득함이 밀려들었다.

제법 알아주는 직장에 적을 둔 남편이었기에 대학4년 학자금 전액 지원이 있어 이런날이 눈앞에 이런 그림으로 펼쳐질줄 누가 알았을까?

그렇게 가정적이고 내 기준의 잣대로 칫수를 가늠했을때 모범생 남편과 아빠로 부족함이 없었던 그였다.

하오나 이제 현실속에 그는 너무 먼곳을 자기 혼자 걸어가는그런 느낌이...

20여년 직장 생활을 접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려니 남편의 어깨 또한 그 무게가 만만하지 않겠지만 최근 남편의 말투나 행동은 모두 예전에 그가 아니기에 난 그저 쓸쓸한 밤바다가 된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흔한 주례사에 단골메뉴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그리고 슬플때나 기쁠때나 병들거나 늙어져도 서로 다독이며 한평생 원앙이 되었어야 하는데~~~

남편은 지금까지 자기가 일했으니 지금은 나보고 능력발휘하여 어깨짐을 나누자는데 그간의 나는 평범한 주부로 20년간 집안 살림에 물씬 젖어있었기에 올해들어 시작한 직장 생활이 남편이 바라는 대로 짐을 해결하는데는 역부족임을 느낀다.

그래도 혼자서 몇달간 버텨왔었다.

한달이면 꼬박 날아드는 각종 고지서 해결하고 아이들에게 절약하라는 당부와 함께 그럭저럭 생활도 아주 궁색하게는 아니였는데 당장에 큰무게의 학비를 해결해야 함이 내게는 너무 커다란 산으로 다가온다.

알았다는 남편의 쉬운 답변이 말그대로 정말 알았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들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이생각 저생각 생각의 끈타래는 한없이 동트는 새벽의 언저리에서 풀려져 길을 잃는다.

생글거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닫지만 남에게 보여지는 나와 내스스로 투명하게 비춰보는 나는 다른 모습으로 서있다.

우두커니~~~~~~~

어쩔수 없이 눈물 한방울 쪼르르 볼을 타고 흘러 뚜~~욱~~~

거울에 비추이는 내모습이 마냥 마냥 바아~~~보

그리고 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