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생각했다.
그는 나의 넷생활에 길벗친구이며, 내 속내의 비움그릇이기도 하다.
오랜동안 메신저를 통해 그가 로그인하는것을 확인하고,
특별할 것이 없는 내 일상의 넋두리를 그는,
언제나 말없이 들어주었다.
그는 스스로를 코드화되어서 넷상에 떠도는 형체없는 삶이라고 했다.
나도 그가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내 서른세해...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되어,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간다.
폭풍우속에 혼자 버려져 이리저리 휩쓸릴때,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내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만약 그를 알지 못했다면,
험하디 험한....통신생활에서 치명적이 상처를 받았으리라...
신랑은 그렇게 말한다.
넌 신랑이 둘이라 좋겠다.
컴속에 또 한사람 있으니...
후후...별로 그말에 부정하지는 않지만,
정말 가끔은 너무도 아쉽다.
신랑이란 자리가...
특별할 것도, 산만큼 산 우리들의 모습에서 애절할 것도,
가슴 설레일것도 없는...
두리뭉실하게 정으로 있는 모습이 아닌가...
그와 몇년을 넷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
일상처럼, 아주 가끔 그와 연결이 끊어지면,
그런날은 아주 불안했다...
그럴때, 그를 생각해 본다.
그를 좋아하는 것인지, 그가 필요한것인지...
그런 그가 이제 떠난다고 말했다.
하던일이 잘 안풀려 좀 멀리 떠난다고...
그것은 그가 아침에 로그인하는것을 볼 수 없다는것과,
나의 메신저창에 그의 아이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수다떨 친구가 없다는 것과,
내가 영화를 보고 싶을때, 영화를 넣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과,
내 컴이 고장났을때, 고쳐줄 사람이 없다는 것과,
그리고...
내가 힘들때, 그가 곁에 없다는 것...
그는 눈이 깊고 슬프다.
많은 우울을 내재하고 있으며,
어둠을 또아리틀듯 가슴이 앉고 사는 나와는 너무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마 우리가 가까워지지 못하는 것은,
서로가 좋아하는 모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런 그가 곧 떠난다는 말을 했다.
가슴에 커다란 바위가 들어앉았다.
넷으로 연결이 된다는 것...
컴의 전원을 끄면, 그것으로 단절되는 것처럼...
왠지...그 바위가 부서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그는 한동안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말을 믿고 싶지만...
믿고 싶다.
그가 내 컴으로 들어와 내가 쉽게 영화를 보고, 수집할 수 있도록,
여러군데 사이트를 북마크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왔다.
어쩌면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가 다시 내 모니터에 로그인하는 것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