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의 연기인생 40년간 그의 이름앞엔 붙어온 타이틀은 ‘탤런트’. 하지만 그가 MBC탤런트가 되기 전 무대에서 빛을 뿜은 연극배우였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김혜자가 젊은날의 열정을 다시 떠올리며 연극 무대에 선다. 그것도 독무대다. 김혜자는 윌리 러셀 원작의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6월 22일부터 광화문 제일화재세실극장)의 40대 주부 셜리가 되어 권태로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결행한다.
김혜자의 연극 출연은 91년 ‘브로드웨이 마마’이후 꼭 10년만이다. 감정의 미묘한 진폭을 전하는 김혜자의 연기는 70년대에 ‘상하의 집’’사할린스크의 하늘과 땅’등 연극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오태석 연극 ‘유다의 닭이 울기전에’에서 김혜자가 마약애 중독돼 허물어져 가는 여성이 되었을때, 객석에서 지켜보던 배우겸 연출가 하상길은 “일종의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곤 한참의 세월 뒤 하상길은 김혜자를 찾아가 “그 때 반했던 한 명의 팬을 위해 다시 한번 무대에 서 주실수 있겠습니까”라고 청하며 김혜자를 다시 무대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하상길의 연출로 ‘셜리…’를 올리게 됐다.
하상길은 말했다. “인물의 섬세한 내면 풍경을 김혜자만큼 표현하는 배우를 나는 찾지 못했다. 연습중 일그러진 표정을 연기하는 대목에서 ‘아픔으로 가지 말고 좌절로 가자’고 한마디 하자 그는 두 표정 사이의 간격을 정확히 맞춰 순식간에 연기를 변화시켰다.”
김혜자는 이 연극을 하느라 ‘전원일기’외엔 거의 모든 방송을 취소하고 하루 8시간씩 연습을 한다. 스타들이 더러 외도하듯, 바람쐬듯 연극을 하지만 김혜자의 경우는 다른 것 같다. 그는 TV드라마도 참 사랑하는 배우다. “무대에서 관객 숨소리를 대하는 매력이 연극에 있고…”하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연극을 하나. 김혜자는 “ TV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나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원일기’에서 비롯된 나의 이미지가 너무자주 반복이 되죠. ‘한국의 여성상’으로 나를 가두는덴 이젠 진절머리가 나요. ‘이렇게 살다 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3년전부터 작품을 찾기 시작했죠. ”
최고의 연기파 탤런트 김혜자에게 10여편의 연극 출연이 제안됐다. 그중 ‘셜리…’대본을 받아든 순간 김혜자는 “어쩐지 이 연극을 하게 될 것만 같아”하는 예감이 들었다. 갇힌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중년여성이 이혼한 친구의 제의로 그리스 해변으로 떠나는 이야기가 꼭 여자의 이야기만이 아니라고 보았다.
“여자를 빗대서 인간의 의미없는 삶을 이야기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어릴적부터 많은 꿈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잖아요. 남편과는 그저 저녁반찬이 뭐냐는 대화밖에 못하고…. 꿈을 잃은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점, 정말 매력이예요. 특히 여자가 끝부분에서 자신만 불행한게 아니라 남편도 마찬가지란 사실을 깨닫는 것은 정말 극적이고 행복한 결말이라고 봐요.”.
모처럼의 연극무대는 김혜자에게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긴다.
“이 여자 셜리가 하루종일 내 옆에, 내 안에 머물러 있어요. 내 몰려 해도 안돼. 그래서 나는 하루 종일 이 여자로 살아요.무대를 혼자 감당하는 모노드라마라는게 좀 무섭기도 하고요. 차라리 이 연극이 어서 빨리 시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
김혜자는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는 모르지만 이게 내 마지막 작품이 될수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 연극은 끝나는 날짜를 정하지 않고 한다. “관객이 계속 오시면 저는 무한정 할 수도 있어요. “(02)736-7600
(김명환기자 m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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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남편과 만난지 꼭 2년째 되는 날이다..
작년 이날.. 우리는 도시에 살았다.
그리고 우리는 직장일로 바쁜 남편의 그 팍팍한 스케줄의 구석을 비워 시내로 데이트를 나갔다..
남편은 돈 십만원을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뭔가를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남편을 데리고 한 허름한 보석가게에 들어가 "월장석"이라고 주인이 소개해주는 반지를 하나 맞췄다..
하얀색의 동그란 보석이 가운데 박혀 있었다...
그걸 두고 후일...시어머니는..
"할테면.. 좀 좋은걸로 할것이지.. 고작...쯧쯧..."
하고 애석해하셨지만...
세상에서 더없이 아름다운 반지로 보였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작지만.. 꽤나 이름이 나 있다는 한 스파게티집으로 가서 스파게티와 마늘빵을 먹었다..
그리고...또 뭘 했더라... 아 차도 한 잔 마셨나보다...
그렇게 우리 어린 부부는 행복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오늘 아침..남편이 출근하고 나는 볼 일이 있어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그리고 그 전화통화중에 오늘이 남편과 처음 만난날이란걸 알았다.
점심식사를 하러 들어온 남편에게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니?"
하고 물었다...
"아.. 그렇구나..."
남편이 이제서야 생각난 듯 말을 한다...
갑자기 울적해진다...
결혼하기 전.. 나도 결혼을 하더라도 남편과 아이가 개입되지 않는 완전히 독립적인 나만의 사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하였다..
하지만.. 나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는 그저그런 반복되는 일상의 보통 여편네로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결혼에 즈음하여..마음속으로나마...
"그래... 만약.. 내가 직장을 가진다고 해본들.. 그 직장생활이란것도 평생 반복될것이니까... 지금의 이 삶과 별다를게 없어.."
하고 나 자신과 어설픈 타협을 보았다...그리고 일년정도는 행복했던 것 같다...
그 러 나...
나는 일년이 더 지난 요즘.. 자기만의 번듯한 세계를 지닌 아줌마들을 보면...
은근히 부러워진다..
하지만.. 그 부러움보다.. 더 크게 나의 내면에 자리잡는 감정은 조바심이다...
나는 이렇게 있어서 될 것인가~~
오늘이 가고 나면.. 또 시간은 쏜화살과도 같이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내년의 오늘이 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다시.. 어설픈 타협으로라도 마음의 갈등을 정리한 상태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세계를 갖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