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원래는 족발 ....이런 거 못 먹습니다.
비위가 약한 탓에 내장 종류나 좀 이상야리한 거는 절대 냄새도
못 맡았지여.
순대를 먹기 시작한 것두 대학 들어가서 신림동 가서 먹기 시작
했슴다.( 아시져? 신림동의 그 순대맛이여....지금보담 예전에
신림극장 안의 재래시장 시절이 더 맛있었져.)
왜냐? 친구들이 다 먹는데 저만 못 먹으니까 너무 너무 속상해서
먹기 시작했지여.
암튼, 우리 아버지가 가끔 족발을 사 오셔두 세상에 돼지 발을!
하면서 절대 안 먹었지여.
근데여,,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가졌을 때, 한참 입덧 중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족발이 먹고 싶은 거야요. 한 번도 먹어 본 적
도 없는 데 그게 먹고 싶어서 침이 줄줄 흐르지 몹니까?
그땐 시집살이 중이었던 지라, 시엄니한테 말하기두 뭣하구,
또 시엄마는 뭘 시켜 먹는 거 절대 사절인 분인지라 신랑이 오기
만을 목 빠져라 기달렸져.
그런데 그 날 따라 신랑이 돌아 오자 마자 끙끙 앓으며 누워 버
린 겁니다.
-자갸, 족발 먹고 십따~
-웅,,나 지금 아프니까 이따 사줄께..
그렇게 뒤집어 쓰고 누운 채로 일어나지를 않는 겁니다. 몸살이
난 거 같은데, 몸살난 남편보다 족발을 먹지 못하는 게 더 성질
이 나지 뭡니까? 저녁 밥 할 시간은 다가오는 데 어머님은 밥하
라구 그러져, 점점 족발은 먹고 싶져...눈물이 다 나오지 뭡니
까?
-좀 일어나봐!
-왜?
-족발 먹구 싶단 말이야!
-남편이 아파서 이렇게 끙끙 앓는데 너는 그러구 싶냐?
-그건 그거구 시켜라두 줘라~~
-엄마~~~
남편이 어머니한테 얘가 족발이 먹고 싶대..하니깐 어머니 말씀
이 쟤도 저러니 낼 시켜 먹자,,이러시더군요.
-네에..
그러나 저는 무지 무지 섭섭했지여.
저녁 상을 차려 주고는 동네 놀이터로 나갔지여. 친정이 오 분
거리니까 가서 시켜 먹어도 되것지만 그러면 또 엄마는 내가 먹
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사는 줄 알까봐 가지도 못하고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엉엉 울었지 뭡니까?
울다 생각해 보니까 너무 어이가 없더군요. 먹는 걸루 이렇게 목
숨걸다니....그래도 먹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결국, 그 다음 날인가 남편하고 나가서 사 먹었지만 막상 족발
을 앞에 놓고 보니까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랬는데여..
왜 저는 족발이랑 이렇게 맨날 질긴 인연을 가졌는지..
엊그제여, 감기로 심하게 앓고 났더니 다시 안 먹던 족발이 또
먹고 싶지 뭡니까?
밤 늦게 들어 온 남편한테
-여보야, 족발 먹고 싶다...
이랬져. 그랬더니만 사다 먹어...이러곤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
지 뭡니까?
분하더구만여.
사다 주진 못할 망정!
그러나 그 예전에 새댁시절의 제가 아니지여.
밤 11시...
혼자 나가서( 배달도 해 주는 데, 전화 번호가 없더군요,,우리
집엔..안 시켜 먹었었으까여..)
족발 집을 찾아 나섰지여.
족발 하나랑 쇠주 한 병 사 들고 들어와 식구들이 다 잠든 한 밤
중에 혼자 먹기 시작했습니다.
되따 맛이 없드만여.
흑흑,,,
돼지 다리 뼈를 뜯다 말고 눈물이 나지 뭡니까?
눈물젖은 족발을 먹어 보지 않으신 분은 제 설움을 이해 못 하
실 껍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