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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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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날


BY 파란하늘 2001-05-30

오늘은 하루종일 마음이 아프다. '내가 왜 이럴까?'라는 생각까지 들정도다. 다른 사람 때문에 마음이 아파본지 참 오랜만이다. 후우~~
난 한 남자의 아내이며, 한 아이의 엄마이다. 난 대학교 조교다. 150~160명의 학생들과 일곱분의 교수님, 그리고 행정업무까지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며 지금껏 두해를 살았다.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만족을 다 느끼지는 못했지만 여지껏 만족스럽게 살려고 노력해 왔고, 또한 생활 역시 만족스러웠다.
그래서일까?
갑자기 밀려드는 공허함이란! 형언할 수 조차 없는 공허함에 빠져 오늘하루종일 멍청히 창밖만 바라보다 이제서야 컴퓨터 앞에 앉았다.
3주째 학교를 나오지 않는 아이... 아이라고 하면 그 학생이 섭해할려나? 나이가 스물아홉. 하지만 아직 3학년. 나랑 나이차이와 학번이 그리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 또한 항상 점심을 같이 먹은 애다. 여자친구를 사귄 일, 헤어진 일, 누나, 동생 얘기 등등 시시콜콜 나와 얘기를 나누는 애다. 그리고 그 애는 나의 이모 아들과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그러니 조교인 내가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계속 전화도 안된다. 음성을 남겨도 연락이 없다. 집전화를 겨우 알아 해보니 나갔다 한다. 어떻게 된 걸까?
오늘 아침 겨우 그 학생과 통화를 했다. 3주째 안나오는 것을 엄마는 모른다고 한다. 오늘도 학교를 안오면 엄마한테 다 말한다고 협박반 근심반의 상태로 전화를 끊었다. 그 학생의 아버지는 작년 봄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엄마를 끔찍히 여기는 애다. 사실 학교를 엄마때문에 다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 오후 4시 37분....
조금전에 그애가 왔다갔다. 초췌한 모습으로. 속상했다. 일이 많았다 한다.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다. 다음 주부터는 학교를 나오겠다 했는데... 알 수 없다. 방학도 2주밖에 안 남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내가 왜 이렇게 아픈지? 그냥 편하게 이런 학생도 있고, 저런 학생도 있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왜 이렇게 마음이 저며오는 걸까?
하루가 힘없이 간다. 해가 나지 않은 날에,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것만 같은 날에, 지금 나의 마음에는 그칠줄 모르는 비가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