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를 받으러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태릉까지 한 시간 넘어 걸린다.
다행히도 6호선이 조용하고 깨끗해서
김인호 시집을 거의 다 읽었다.
꿈의 강 섬진강을 배회한 기분이다.
섬진강 시인의 마음밭을 거닐었다.
아름다운 시인이다.
젊은청년 선생님들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연구회에서 하는 연수.
장마와 간간히 비치는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연구에 전념하는
아들같은 선생님들이 너무 이쁘다.
아름다운 젊음.
경륜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의
생각도 이해하고 새로운 교육관도
엿볼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교사는 말 조심을 해야된다.
행동을 조심해야된다.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부를 해야된다.
스스로 존경을 받도록
노력하자는 보람있는 연수다.
끝마치고 나오는 하늘을 본다.
오랫만에 반짝 해가 비친다.
지하철 안에 사람이 별로 없다.
한가하다. 앞자리에
어른들 세 분이서 좀 큰 소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모양이다.
그 속에는 난쟁이 할아버지가 있었다.
얼핏 얼굴을 훔쳐보니
지적인 분위기가 풍긴다.얼굴은 검게
탔지만, 대화가 오고가고
하는데, 내 옆자리에 있던 중년
부인이 일어서 다가간다.
작은 아저씨에게 혹시 00오빠 아니세요
하고 묻는다. 맞다고 한다.
35 년 전 자기를 귀여워해 주던 오빠를
지하철에서 만나게 되다니
여인은 감격에 흥분해 있다.그러나,
작은 할아버지는 지하철이니
조용히 하자는 표정이다.명함을 건네
주고 내릴 자리에서 내린다.
명함을 보여주는데, 놀랐다. 간디학교
이사장이라고 인쇄되어있었다.
젊어서부터 책을 많이 읽고 좋은 말을
잘 해주던 존경하던
먼 친척이란다. 서울대를 나오신 분
이라는 것이다.서울대가 중요
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장애의 몸
인데도 그 분의 겸손하고
인격적인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하철을 내려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시장 어귀에 서 있었다.
어떤 할머니가 씀바귀 서너 무더기를
놓고 팔고 앉아 계신다.
광고선전용 부채를 부치고 계신다.
갑자기 나에게 부채를
주면서 덥지요.부치세요 한다.주름
투성이의 얼굴에 남을
배려하시는 할머니의 고운 마음씨가
부채보다 시원한
느낌으로 번져온다.
30 여분을 기다리다 마을버스가 온다.
좁은 버스가 터질
지경이다.올라서는데 운전기사가
말한다. 많이 기다리셨나
봅니다. 미안합니다.막혀서 늦게
되었습니다.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곱게 오는 말에 오늘은
짜증이 나지않고
콧노래가 나온다.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난 기분 좋은 날이다.
장마비가 거치고 햇님이 웃는 날이라
서 그런가?
종종 이런 날이기를 기대하며 하늘을
본다.
엷은 구름 사이로 태양이 빵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