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밤! 거실한켠 동그마니 앉아 엉성히 쏟아지는 희뿌연 형광등 불빛은 부시시한 머리위로 한바가지는 부서지는 밤! 어느 콘크리트 벽틈에서 우는 걸까?... 방향은 찾을순 없지만, 귀뚜라미소리가 오늘은 정겹다. 별달리 커다란 소음이 들리지 않은 고느넉한 늦은 밤! 이런밤은 참으로 좋다. 혼자만이 생각속에 잠길수 있으니... 아주 오래전의 낚시 갔던 일이 생각났다. 아이들 낳기전 마음이라도 다잡을양으로 다니기 시작했던 낚시! 그저 한달에 두어번씩 다녔던 민물낚시터. 그때는 그것이 내게는 유일한 낙이였던것 같다. 그 날은 봄햇볕이 몹시도 따사로와던 날로 기억이 된다. 봄이면 여지없이 연상되는 것은 바람일터! 궁딩이 살랑거리며 부는 여자 치맛바람처럼 살랑살랑 부는 어느 토요일 오후! 서둘러 장비를 챙겨서 이천 각평이 낚시터로 출발하여 어두워지기전에 설치해야한다고 마누라가 없어져도 모를 만큼 남편은 분주했다. 받침대를 설치하고 캐미를 각각 달고 떡밥을 개고... 나는 컵라면에 뜨거운 커피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는 마치 낚시터에서 김밥파는 아줌마마냥 대령하고 있었으니... 그리고는 이래저래 어두운 밤... 사람얼굴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공간속에 하늘위로 달빛 그리고 하늘의 별들과 물위에 초록 캐미들만이 교묘히 춤을 추며 작은 소음조차 없이 퐁당~퐁당~ 찌던지는 소리만이 그날 밤을 깊어가게 했었다. 새벽이 오고 또 다시 꾼들의 뽀얀 담배연기속으로 곱디고운 붕어를 낚을양으로 눈만이 번뜩거리는 시간! 나또한 차안에서 부시시 일어나 몇마리 낚아볼 양으로 좌대한켠 빈의자에 앉았다. 까칠까칠한 얼굴을 마른손으로 비벼대고는 뜨거운 커피 한잔으로 추위를 달래며 짝밥의 찌를 휙~ 던졌다. 조금후 신호가 오고 꼭 잡아야한다는 욕심이 앞서는 마음! 대낚을 낚궈 채는 순간 대물이란 생각이 얼핏 들었다. 서둘러 뜰채를 준비하고 왼쪽 오른쪽 실랑이 끝에 끌려나온건 잉어 4자짜리... 어망에 담아 넣기까지 수분이 지나갔다. 너무 좋은 마음에 들어보고 또 들어보고... '아뿔사~'느슨히 중지에 끼여있던 내 루비반지가 물에 퐁당... 좌대옆 수초사이로 떨어져 버린것이다. 찾을수 없는건 당연지사...아까운걸 어찌 말로 표현하리... 어느 붕어의 뱃속에 들어가 어느집 도마위 요리되어 매운탕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을런지... 나뿐만이 아니라 분명 저수지물을 퍼내고나면, 물반고기반처럼 시계나 오백원 백동전은 수없이 나올터... 이 저녁 늦은밤 실가락지 하나 끼지않은 맹숭거리는 손가락을 보고 있자니 불현듯 그때 그 사건이 생각났다. 생각하면 아깝고 짠한 일이지만 물속으로 나마저 안빠진것이 천만다행이지... 그때 물런 그 잉어는 엄청 비싼돈으로 잡은거라 집에 가지고와서 그냥 푹~과서 시엄니 뱃속으로... 그 이후로 혹 낚시갈 일이라도 생길라치면 제일 먼저 반지와 귀거리 몽땅 빼놓는 습관아닌 습관이 생겨버렸다. ...02/8/10 A:M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