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나지막하지만
정확하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이미 공명이 되어버린 온 몸을
메아리가 되어 미친듯이 헤집고 다닌다.
간단한 안부인사로 수화기와
함께 내 마음을 내려놓았다.
갑자기 허기가 졌다.
냉장고앞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이것 저것 꺼내놓고
붉은 고추장을 혀가 아릴만큼 듬뿍 퍼넣고
밥을 비벼 내 식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밥 한술을 떠서 입이 터져라 우겨넣는다.
입술밖으로 삐져나온 밥알을 모질게 밀어넣는다.
혀가 불에 데인것처럼 아렸다.
투명한 유리잔에 넘치도록 물을 따랐다.
밥 한술과 나의 아픈 슬픔을 삼켰다.
물 한모금과 그를 향한 그리움을 넘겼다.
"보고싶다..."
여전히 울리고있는
내 안의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