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땡이다.
-비오는 날이면 꽁치는 날이고,
달 맑은 밤이면 별따러 간다.-
비 바람이 억수로 쳐서 시기(폭풍주의보나 경보 일때 배가 출항 못하는 것을 말함)가 난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놀고 먹는 것은 아니지......
어제 밤 늦게 입항한 대게배와 트롤선을-선어를 잡는 어선.주로 새우,게,청어, 미주구리(가잠의 일종)미기,도루묵,문어등의 여러 종류- 새벽부터 일찰을 했다. 아침 10시경에 마치고 집에 오니,
우와~~~~~샛바람(북 동풍)이 무진장 불어서 파도가 아구(口)를 짝 벌리고 금방이라도 죄지은 모던 인간들을 집어 삼킬 태세다.
검 푸른 바다는 무엇에 노했는지 산채같은 물결을 연신 내 던저지면서 발악을 하고 있구먼.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들은 이 샛 바람을 가장 두려워 한다. 가장 거센 파도를 만들고 모던 해양사고의 주 원인의 주범이기때문이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오기전에 살던 강구의 한 마을에는 음력 섣달에 제사가 똑같은 날 아홉집이 지낸다.
내가 이곳으로 시집오기 아주 오래전에 한동네 사람들이 목선으로 강원도에 명태발이를 갔다가 구정을 맞이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샛바람을 만나서 집을 바로 눈앞에 두고 목선이 뒤 접혔다고 했다. 가족들이 바로 앞에서 보았지만 파도가 얼마나 험악했는지 발만 동동구르고 구제하지 못했다고 하니 그 심정이 어떠했으리라. 그 날 뒤 파도가 잠잠해지고 시구는 몇명만 건지고
남은 영혼은 육신과 같이 영원히 매장되었고.......
지금도 한 배에 아버지와 아들은 같이 타지 않는다는 전설아닌 전설이 내려오고 있나보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그 자제들이 다 우리 또래의 어른이 되어 또 다시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세월의 무상함이니라......
어쩌튼 오늘 시기를 만난 우리 중매인들은 한없이 넓은 술 밭을마음껏 매고 있으리라. 다람쥐 체 바퀴돌리듯 매인 삶에서 순간을 해방된 마음으로 날개 없는 날개짓을 하리라. 날지도 못하면서.....
그런데 나는 뭐고?
술도 아니 먹고 별로 갈데도 없으니.....(같이 동행할 그 어떤 사람도 나에겐 없잖아!!!!)
하기사 돈만 많으면 포항 백화점으로 가서 멋들어진 겨울 정장도 한벌 사입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칼질하는 음식과 우아한 모습으로 커피도 마시는 레이디로 변신하겠지만 경제가 말이 아닌 요즈음 말도 않되는 소리....
막상 11월 말에 소득세 중간예납 2백ㅇ만원이 나를 압박하고 있고, 12월말 어대금 완전 청산이 남의 일이 아니잖은가?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고 걱정만 ?맛隔?있으니......
그래도 일거리가 있는 나는 행복하다.-입 꾹 다물고 있으야 본전한다-
많은 기업들이 무너지고 실직자가 자꾸만 더 많아지는 요즈음
일할수있는 것만도 다행이 아님가?
파도야 잠자거라.
나의 일에 대한 짜증과 넉투리는 순간의 불평이고 또 다시 일하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주려무나.
쉬는 이 순간 컴을 마주앉을수 있어 좋고, 인터넷이란 망망한 바다위에서 친구들을 만날수 있어 더더욱 나는 행복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