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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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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전의 전야제


BY 미시아짐 2002-08-09

우리가족은 근교로 주말이면 자주 여행을 다닌다.
그래서인지 우리딸은 여름휴가라는 개념에 관해 잘 인식을 못하는
듯 하다. 4살된 너무나도 여우짓을 많이하는 우리딸......

결혼하고 4년동안 한번도 물에 들어가본적이 없다. 여름때마다
결혼첫해에는 딸을 임신한 관계로 조심하느라 못들어갔고
둘째해에는 아이가 어리고 또 유산이라는 아픔을 ?L었지만
아이가 또하나 뱃속에 있었기에 또 조심하느라...
조심한 보람없이 그아인 내품에서 떠났었다.
셋째해에는 날만 잡으면 여자만이 걸리는 마술에 걸리든가
우리아이 여름감기로 물은 그냥 불건너 물구경하듯 정말 그랬다.

드디어 넷째해 결혼하고 남편과 처음으로 물에 같이 들어가 맘껏
아양도 떨고 즐기고 싶은마음에 노심초사 아이 감기걸리라 조심하고
친구의 도움으로 "캐러비안베이"표도 구해놓고 마술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약까지 먹어가며 얼마나 기다렸던가.....

7월 26일 밤에 떠나 차에서 신랑과 데이트 즐기구
7월 27일 입장을 하기위해 난 일주일 전부터 수영복도 사고
준비물들 체크하느라 하루가 정말 한달 같았는데...

신랑이 7월 25일 사고를 치고 말았다.
우리형편에 지금 있는차 할부도 아직 3년이나 남아 있는데
다른 새차를 돈을 구백정도 더 줘야 살수 있는 차를 뽑아온것이다.
화가 났다.결혼해서 4년동안 사업빚, 차할부 갚느라 입는거 , 먹는거
한번 제대로 해본적 없다. 그런데 또 신랑이 9백이라는 빚을 안고 들어온것이다. 신랑에게 더는 힘들다고 버겁다고 이혼이라는 단어를
내밀었다. 신랑은 이번 한번만 그냥 넘어가자고 다신 이런일 없다고
나를 달래고 또 달래지만 더이상 속수무책이었다.

밤새 뒤척뒤척이다 새벽에 혼자 바람쇠러 나갔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곰곰히 생각했다.
정말 캐러비안베이 놀러가는것만 아니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랑 정신차리라고, 사고치고 며칠만 견디면 된다는
신랑의 사고방식을 고쳐주기위해서라도 훌쩍 떠나버리고 싶었다.
혼자 새벽길을 걷고 들어와보니 딸아이는 엄마 어디갔다왔냐고
야단법석이다. 저녁까지만 하더라도 이혼하고픈 마음에 누구랑 살꺼냐는 물음에 "아빠가 차를 빠궈 엄마 화나게 해서 엄마랑 살꺼야" 하던
딸아이 아침에 자기 아빠에게 매수당해 이런다
"아빠가 나 앉을 자리없다고 차 바꿨데. 아빠 고맙지.이제 나 앉을자리 있다"하며 좋아 난리다. (신랑차 영업용 벤)
신랑 밥 차려주기 싫어 딸아이만 차려주니 우리딸 아빠밥 먹어야한다고 아빠밥 없다고 자기아빠밥만 걱정한다. 똑같이 어제저녁부터 안먹은 엄마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고개숙인 남편의 모습, 아빠를 교주모시듯 하는 우리딸을 위해
그리고 4년동안 물속에 한번 못들어간 나자신을 위해 이번 한번만
남편을 용서하기로 했다.

남편을 용서하고 새차와 함께 우리가족의 여름휴가를 즐기러 떠났다.
많이 반성했다고 앞으로는 나에게 더 잘하겠다는 남편과
자기 않을 자리 있다고 뒤에서 신나게 노는 딸아이와 함께
7월 26일 저녁에 떠나 온가족이 함께 휴게소 차안에서 잠을 청했다.
딸아이도 들뜬마음에 한참뒤에야 자고 신랑과 난 오랜만에 연애하는
기분으로 라디오 틀어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언제 싸웠냐는 듯이................

내가 작년에만이라도 물에 들어갔음 이번엔 정말 신랑을 오랫동안 용서를 하지 않으려 했건만 4년동안 못들어가 쉽게 그렇게 너무나도 쉽게 남편을 용서했다.

어렵게 떠난 휴가만큼 어렵게 물에 들어간 나였기에 죄를 지은 상태에서 떠난 남편의 휴가였기에 난 정말 공주대접받으며 멋진 휴가를 보낸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