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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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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환자가 되어


BY 물안개 2002-08-05

새벽녁 괴기 영화의 한 장면 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휘~~이~~잉 휘~~~이~~~잉 휘~~이~~이~~잉

창문을 조금 열어 놓았드니 벽에 걸린 시계가 떨어져 고장이 나버렸다.
우리집은 14층이라 바람 소리가 더 세차게 들려온다.

창밖 하늘은 잔뜩 심통이 나있다.

금방 이라도 폭우를 쏟아 낼것 같은 먹구름을 가득 안은채 바람 따라

밀려 다닌다.

잠시 비가 개이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 오고 한쪽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컴을 하고 있는 내모습은 누가 보면 가관이라 하겠다.

나이가 들면서 이곳저곳 고장이 나는데,

오른쪽 발에 ?p년 전부터 혹이 나오기 시작해 대학 병원에 갔드니

수술하고 2주일 입원해야 된다고....

크게 통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해서 차일 피일 미루다 벌써 1년이 지나

버렸다.

이젠 제법 커서 보기에도 흉하고 오래서 있으면 아프기도 하고,

이번 방학엔 기여코 수술 해야지 작정하고 마침 가게앞에 있는 일반

외과에 들려 문의 했더니 수술은 간단 한데 발 이라서 입원은 안하고

2주일 동안 발을 쓰지 말고 통원 치료 하면 된다고.

이이고 이게 웬 떡인가 싶어 당장 수술 해달라 하고 신랑에게 전화해서

동네 병원인데 지금 수술하려고 하니 빨리 좀 오라 했드니,

큰병원에 가서 하지 왜 거기서 하느냐고 수술 하지 말고 그냥와, 뚝 하고

전화를 끓어 버린다.

아니 내 발 같고 내가 수술 하는데 뭘,

난 용기를 내서 수술 해달라 하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수술 부위만 마취를 하니 달그락 달그락 기계 소리는 나고, 금방 끝난다는

수술은 한참이 걸리니 겁이 덜컥,

남편 말 듣고 큰 병원에서 할걸 잘못 했나?

발이 잘못되면 어쩌나 점점 조바심이....

드디어 수술이 다 되었는지 발가락을 움직여 보란다.

발가락이 잘 움직이는 걸 보니 이상은 없는것 같고 아무려면 2주일

입원 안한게 어디라고,

의사 선생님 주의 말씀 발은 쓰지 말고 올려 놓고 술은 마시지 말고,

난 술은 한잔도 못하니 그점 염려 놓드라고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오니 울신랑 전화를 했더란다,수술 하냐고,

말 안듣고 고집 스럽게 수술한 내가 미운지 수술이 끝나도 안오니,

나혼자 걸어 갈수밖에 내가 언제 당신 믿고 살었냐?

신발을 질질 끌고 간신히 걸어 가니 남편이 처다 보지도 안는다.

아니!

내가 입원해 있으면 자기만 더 불편하지 혼자 밥해 먹어야지 병원에

드나 들어야지 빨래 해야지 불편한게 한 두 가지인가?

내가 자기 생각해서 일반 병원에서 한줄 모르고....

날은 덥고 발한쪽은 못쓰고 불편한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울남편 아직도
내가 못 마땅 한지 찌프린 하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