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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에이지] 시사회를 다녀와서


BY nahun 2002-08-01

적과의 동침에서 피어난 우정과 사랑과 유머

2002. 7.22 시네시티의 아이스에이지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아이스에이지>는 낯선 동물끼리의 만남에서 우정을 이끌어낸 감성적인 에니메이션이다. 각기 틱틱대며 딴죽을 걸며서 모성적인 본능을 불러오고, 유머를 통해 관객들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실실대며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슈렉과는 또 다른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올여름 시드, 맨프레드, 디에고의 발랄한 우정과 창의적인 웃음이 우리를 시원하게 이끌어 줄 것 같다.

그 사이사이에 다람쥐와 쥐를 합한 듯한 스크랫이 나타나면서 폭소를 자아낸다. 오로지 도토리를 숨기거나 찾는 일밖에 모르는 단순한 지능의 동물이다.
처음에 도토리를 숨기려고 빙판을 톡톡 박다가 작은 균열이 커지면서 거대한 빙산이 갈라지면서 빙하시대(ice age)는 시작된다. 얼음이 갈라지면서 붕괴되는 그 순간은 인간이 한없이 미미한 존재임을 실감케 하는 압도적인 장면이였다.

줄거리는 세 동물이 아기를 부모에게 돌려주기 위해 찾아가는 엄마 찾아 삼만리(?)를 가는 동안에 겪게되는 모험과 우정과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낯선 동물들이 만나 우정을 일깨워주는 감동과 시원한 빙하시대의 배경과 스토리의 창의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보았다.

맨프레드 캐릭터는 2층 빌딩만한 챔피언 코끼리인데 외모와는 다르게 매우 감성적이며 고독을 즐기는 캐릭터이다. 그러나 힘이 세기 때문에 아무도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
시드는 게으름뱅이 나무늘보인데, 맹하고 허풍쟁이에다 입담은 따발총이지만 사교성이 뛰어나다. 그 덕에 곧 헤어질 것 같은 세 동물이 다시 합쳐지는 끈끈한 역할을 해준다.
디에고는 인간의 최대 적수인 검치 호랑이 집단에서 복수의 제물로 인간의 자식인 아기를 산채로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인간을 공격한다.

그러나 실패하자 아기를 잡아와야 하는 밀명을 띠고 위장을 하고 맨프레드에게 인간사는 곳을 안내하겠다고 접근한 후, 아기를 잡으려고 호시탐탐 찬스를 노린다.
유일한 인간인 아기 로산은 천진난만한 모습과 맑은 눈망울을 가졌으며, 돌도 지내기 전에 맨프레드와 시드를 만나 맨프레드를 엄마인줄 알고 그의 코털을 아늑하게 여기며 잠들기를 좋아한다. 봅슬레이 타듯 미끄럼타기를 좋아하여 위기를 만나 얼음 미끄럼 타기를 했을 때도 재미로 알고 장난처럼 즐긴다.

우리 옆에는 혼자 온 젊은 여자가 있었는데 시종일관 웃음을 선도하며 너무 깔깔되어 주위사람들의 눈총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어머어머하며 계속 히히거렸다.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돌림을 당하는 외로운 세 동물이 우연히 만나 돌도 안된 어린 아기를 키울 때, 한번은 아이가 똥을 누었을 때 그 냄새 때문에 난리를 피운다.
정말 부모노릇 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인간에게 돌려주자는 공동목표가 설정되면서부터 그들은 부모 노릇 체험과 함께 우정까지 서서히 피어난다.

특별히 배경음악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슈렉과 비교해 보면 소재로서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것이 처음에는 좀 낯설어서 어수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점은 독특한 빙하시대를 소재로 창의성이 돋보이는 점이기도 하며, 쏠쏠한 재미도 있어 아이와 함께 시원하고 즐겁게 볼만한 가족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