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셋 딸 넷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숙대
의사 약사 교사
사업가
빵빵한 자녀교육
남이 부러워했다.
먹고싶은 간식은
벽장에 쌓아놓고
혼자서 야금야금
왠만한 사람은
무시하고 모른체하고
돈이 된다면
물불을 가리지않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나이는 80 대의
노인이 되었다.
남편은 혈압으로 가고
셋째 아들도 30대에
혈압으로 가고
아들 둘을 둔 과부 며느리
서럽게 산다.
큰 아들은 당뇨 간암
며느리는 안과 의사 장님이 되고
둘째 아들은 딸이 셋
부인은 뇌암으로 가고
딸들은 호주로 입양가고
큰 딸은 전실 딸을 키우느라
마음 고생하며 괴로워하고
셋째 딸은 신장병으로
투석하며 삶을 무겁게 이어가고
막내딸은 딸이 둘
이혼하고 세상세파에 시달려 살고
이 팔십대 앞못보는 할머니
이 양노원 저 양노원
우리 딸이 약사 우리 아들이 의사
여전히 남을 무시하고 잘난체
비무장지대 부근 양노원
거부당하고 돌아오는 길
이것이 인생무상인가
덕을 쌓으며 삽시다.
나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요.
이 업을 어찌하리오.
자식들이 외면하는
질긴 이 삶을 어찌하리오.
연천 녹음이 아름다운
여름의 산야를 달리는
기분은 좋은데
이런 봉사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