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와 고추잠자리 오늘은 아침부터 쨍쨍한 게 무척 더울 것 같다 게다가 매미가 저렇게 크게 울어대니 더 더운 것 같기도 하다 요새는 아스팔트 길이 많아져서 그런지 차가 많아져서 그런지 그전보다 더 덥다 하지만 더우니 어쩌니 해도 올해 여름 날씨는 감사하도록 좋다 작년 봄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던 봄 가뭄도 없이 흠씬 비가 내렸으니 농사가 잘 될 것 같아 더 좋다 난 얼마전 까지만 해도 땀을 잘 안 흘렸다 등산이라도 할 때 남들이 땀을 뻘뻘 흘려 옷이 다 적을 정도가 되어도 보송보송하기만 했다 그런데 요새 러닝머신을 좀 돌리면 나도 어느새 땀을 흘리고 있다 얼굴과 목에 흥건한 땀을 보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요새는 그래서 땀 보는 재미에 더 열심히 러닝머신을 돌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고삼때 내 친구가 우리 다리가 이렇게 굵어도 대학교만 들어가면 날씬해질 거라고 그랬다 나는 그 말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리가 대학 들어간 걸 어떻게 알고 가느다래지는데 ?' 친구는 웃으면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우리들이 굽이 있는 신발을 신을 거고 그러면 종아리가 가느다래진다는 거다 정말 그런가? 몸이 그때 그때 변화에 적응한다는 말이 었던가 ? 그런데 너무 더워도 문제지만 너무 추워도 문제다 요새는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놓은 곳이 많아져 때 아니게 한 여름에 추위에 덜덜 떨 수가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설악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버스에 얼마나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았는지 짧은 옷을 입은 애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발발 떨었다 어쩔 수 없이 신문지를 주워다 이불처럼 덮어주어 겨우 추위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운전기사 에어콘좀 약하게 해 달라는 말에 "그러면 다음에 아무리 더워도 다시는 안 틀어줘요" 그랬다 심술꾸러기 같으니라고.. 아무튼 이래저래 지금 몸을 추위에 단련시키고 있다 러닝머신을 돌리다보면 마치 아래서 군불을 때는 것처럼 덥다 그런데 막상 일상 생활에서는 그 더위에 단련이 되어 웬만한 더위는 참을 수 있게 되었다 그걸 보고 더위가 그렇다면 추위도 그렇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갑자기 온 것이다 방법으로 샤워할때 마지막은 찬물을 튼다 지금쯤 피부가 차가움에 서서히 적응하여 올 겨울엔 추위를 별로 타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 요란한 초복에 비하면 중복은 소리 없이 지나 버렸다 제 아무리 덥다해도 말복만 지나면 견딜 만 하니 더위도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어쩌면 오늘밤 열대야로 잠을 설칠지도 모르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고추 잠자리가 파란 하늘을 낮게 날아 다닐 것이다 한해도 안 그런 적은 없었으니까 .......... 추위 적응 훈련이 빛을 발하는 때가 그리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