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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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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81


BY 녹차향기 2001-05-21

아!!!!
너무나 여름날씨 같은 하루였지요?
어쩜 이렇게 성큼성큼 계절이 바뀔 수가 있나요?
지금 시간에도 베란다 창을 활짝 열어놓고 있지만
결코 차다,서늘하다....
이런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잖아요.
강릉이 90년만의 최고 기록인 35도를 세웠고, 서울도 오늘 종일 만만치 않았어요.
어떠세요?
여러분은 어떤 일요일, 무더운 하루를 보내셨나요?

저는 일요일이면 아이들과 시어머니께 다녀와요.
가게에 나가는 일이 조금 뜸해지면서, 요즘 같은 경우엔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었거든요.
아이들에겐 아직도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듬뿍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고,
사소한 일로 시어머님과 부딪히는 것이 힘들었었어요.
그냥 집에서 생활을 하는 것과 함께 어떤 일을 해나간다는 것은
분명 또 다른 경계가 존재하고 있었거든요.
남편도 시어머님과 종일 같은 일터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피곤해해요.

그래서, 그 말 있잖아요?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란 말. 정말 실감하게 되요.
장년이 된 아들과 뜻을 함께 하여 장사를 해 나간다는 것도 분명 어머님 입장에서 버겁고 속상하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닐텐데....
혼자 몸으로 모진 풍파 겪으며 헤쳐오신 어머님.
많이 힘드셨던 것 만큼 또 많이 좌절하셨겠지요?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 각박한 세상에 대해 원망과 불신도 쌓이셨을터이고, 어떻게 해서든 가난의 설움에서, 청상과부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으로 자신을 추스리며 살아오셨던 나날들.

그런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하나뿐인 자식이 속 썩이고 힘들게 할 때, 어디 내놓고 같이 의논할 상대도 없이 혼자 끙끙 속앓이 하시며 그렇게 키우셨잖아요.
애지중지 키워 대학 보내고, 장가 보냈더니.....
허망하시고, 또 서운하셨겠죠?
예전엔 고분고분 따라주더니 장가가 애 낳고 살고, 이제 사십이 된 아들이 당신 말에 순순히 응해주지 않으니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남편은 또 남편대로 고지식하게, 당신이 살아오신 그런 방식대로만을 고집하고 있는 어머님과 함께 일을 하려니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해서 요즘 남편과 시어머님 사이가 좋질 않아요.
사이에서 쳐다보는 저는 가재편이 되었다가, 게편이 되었다가 하고 있지만, 어차피 다 잘 될 일 아니겠어요?
그리 걱정 하지 않는답니다.
부모의 사랑인걸요....
자식의 마음인걸요....

해서, 일요일날은 아이들과 시어머님을 찾아뵙고 말벗도 해 드리고,
어질러진 부엌도 정리하고, 냉장고도 뒤지고, 어머님이 쓰시는 방도 구석구석 닦아드리고 와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돌아오는 순간까지 걸레와 행주를 쉴 새없이 만졌지요.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다가 갑자기 제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어요.
그리곤 혼자 이런 소릴 했지요.
'참 착한 손이네...

가끔 인생엔,
그리고 우리의 일상엔 자화자찬도 매우 중요하잖아요...^.^;;;

마음 밭은 가꾸기 나름이겠지요.
오늘 밤엔 맑은 차를 나누며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음 좋겠네요.
옥경이가 꽤 오랫동안 보이질 않네요.
아름다운 5월이 다 가려하네요.
좋은 일을 계획하세요.
좋은 추억도 만드세요.
여러분께 행복한 일만 생겼음 좋겠네요.

아름다운 밤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PS : 청운의 꿈을 펴 보지도 못하고, 화염속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어린 넋들에게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그 맑은 영혼들을 위로해 주세요.... 우리 교육! 정말 바로 서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