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프린 하늘이 꼭 내마음 같다.
지난주 까지 기말고사 보느라 존심좀 상해부렀다.
여행 다녀 오기 무섭게 월요일 부터 첫시간이 수학시험,
내가 이런 저런 일로 수업을 보름가까이 못들었으니 시험을 제대로
보겠는감.
어쩔수 없이 컨닝을 했지요.
컨닝 용지를 들여다 보는 순간 선생님이 날보고 있으니 으이그 망신..
다음은 국어 시험, 손바닥에 예상문제 답을 써서 국어 선생님과 야그
하다 또 들통,
영어 시험뗀 내 짝보고 답을 크게 써놓으라 해놓고 막상 보고 쓸려니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그래도 국사와 윤리는 잘 보았으니 그런대로 유지 되겠지뭐,
이젠 자포자기,
에라 모르겠다 공부를 못해서 갈만한 대학이 없으니 그림이나
열심히 그려야지...
시험 끝나기 무섭게 울남편 시어머니 뵈러 가자고 아침부터 부산하다
기저귀사고, 장보고,해서 시골을 가니 어머닌 눈도 안뜨시고 이곳 저곳
아픈 곳만 말씀하시고 아들보고 병원에 데려다 달란다.
시중드는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병원 귀신 붙은 양반 같단다.
날마다 병원가자고 졸라 병원에 모시고 가면 병원에선 오시지 말라고
안오셔도 된다고 하는데 날마다 병원만 가자고 조르신다니....
어디가 아픈곳이 있으면 병원가면 나을것 같은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인간이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환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걸음도 잘 못걸으셔서 화장실도 혼자선 못가시니....자식인들 어떻게
해보겠는가?
"가게때문에 가야겠어요"
했드니 화장실 가신다고 데려다 달래더니 원피스를 손에다 쥐고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나오신다.
기여코 병원을 가신다고,
"눈이 침침하니 안과에 가야겠다"
눈도 얼마전 양쪽눈다 녹내장 수술을 하셨기 때문에 달리 치료를 해줄
방법이 없다는데.....
결국 간신히 달래놓고 서울로 오려니, 칠남매에 막내인 울남편 얼마나
속이 아팟는지 오자말자 술타령 하더니 무쟈게 취했다....
장사끝나고 차를 놓고 택시탈려니 택시도 얼른 없고,
"여보 우리 손잡고 겉다가 택시 오면 타고 가요"
이렇게 취했을땐 내가 간신 보다 더~어 비위를 잘 맞춰야 된다.
까딱 잘못하면 불똥이 나한테 튀어 옜날 술버릇이 나온다.
어쩐일인지 택시는 없고 겉다보니 공원까지 오게 됐다.
울남편,
"으~여~보야~우리 여기않았다 가자"
난 속으로 빨리 가서 재워야 하는디....
재차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아무리 열받는 말을 해도 잘 넘겨야지...
그런데, 그런데,
아뿔사, 어머님네 집앞에서 우리차가 비켜주느라고 서있는데 이남자
빨리 차를 빼지 않고,
안전띠매고 할짓다하고 차를 몰고 가는것보고 충청도 넘이라 느린갑네,
하고 농담을 했다.
워메 낮에 있었던 그야그를 꺼내는데 황당함이란 워찌 말로 다할수있으랴.
시비거는 이유는 어머님 사시는 동네인데 넘자를 왜쓰냐는 거다.
그래도 난 참았다.또 참았다.또,또,참았다.
이젠 속에서 부글부글 끓었다.
들고 있던 김치통을 집어 던질것 같다.
무겁다고 통을 들어주지 말던지 속을 뒤집지를 말던지,
으이그 내동생 같으면 뒤지게 두둘겨 패 줄텐데,
좋게 참는다~아
너~내일 아침 술깨면 보자...
간신히 참고 택시를 탓는데 또 시작이다.
도저히 참을수 없어 한마디 했다.
"당신이 농담한걸 가지고 술마시고 시비 하면 앞으로 당신하고 무슨
대화를 하고 살겠어요?"
이때도 목소리에 높낮이를 잘 조정해야 된다 너무 높아도 안되고 낮아도 안된다.
다행이 웬수는 알았으니 없던걸로 하잔다.
오늘아침 내가 언제 그랬느냐 하고 일어나
여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이제와서 어제 저녁 시비한것 따지면 무엇
하겠는가?
그렇게 그렇게 한세상 살아 내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