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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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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원짜리 종이붙이기와 나.


BY 야다 2002-07-15

한며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한바탕의 비에
머리를 숙였는가 이 아침은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양옆 창가로 적당히 스며드는 바람과 매미인지
풀벌레인지 찌르르~ 아스라히 들려오는 소리는
돌아간 작년을 생각케 만들었다.

단 며칠을 살기위해 7年이란 세월을 땅속에서
견딘다는 매미.
징그러워 감히 손으로는 만질수 없을만큼
난 벌레를 싫어하지만, 옆 동서네 애들은
대추나무에 걸려 귀청을 때리는 매미들을
한소큼은 족히 잡아 희생물로 삼았던 작년 여름,
올해도 여전히 그 메미들은 그들의 희생타가 될터!

늦은 아침시간 때르르~ 전화 벨소리에 후다닥 
일어나 앉았다. 아침 8시 20분! 늦었네.

오랜만에 방가운 울산언니의 목소리를 듣고 한동안
너스레아닌 너스레로 해맑은 수다를 전한다.
아직은 얼굴도 본적없고 그냥 피부로 전해지는
느낌만으로 서로 편지와 전화로 교신하는 사이지만
만난것보다도 더 편하단 생각을 했다.
언제나 늘 그모습 그대로인 것처럼...

아침쌀을 씻어두고 어제 새벽 늦게까지 늘어놓아
했던 일거리들을 주섬주섬 챙겼다.
상안가득 거실가득 하다말고 잠이든 일거리들...

나는 요즘 일을 한다.
이걸 부업이라던가...
3M스티카를 붙여 비닐에 넣고 박스에 넣기까지
잔손들이 여러번 하는 일이지만, 처음 이삼일은
신기하기도 하고 내 살아있음을 느껴 밤이 하얗게
새어지도록 쭈그려 앉아 있었다.

늘 12평남짖 좁은 성냥갑같은 공간속에 누에마냥
이리꿈틀 저리꿈틀, 그거이 내 근거리였건만...
이제는 나도 뭔가를 한다는 느낌으로 며칠을 
살았던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 똑같은 일들의 반복에 저녁을 맞고
하루를 정신없이 보낸뒤에 밀려드는 허전함과 외로움!
아이들에 치여 그리고 나에 대해선 그 어느하나
생각할수 없을만큼 빈머리같은 느낌!

이 종이를 붙이면서 제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서 좋았다.
다들 푸른 잠속에 빠져들어 있을 공 새벽!
나는 나를 깨운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를 바로 바라볼수 있었을까...
손은 분주위 책상위에서 눈과 함께 제일을 열심히도
해내지만, 머리만큼은 가슴만큼은 나만의 나이다.

지나온 시간들을 아무 방해꾼없이 되돌아볼수 있었고
현재의 나를 충분히 되짚어볼수 있는 시간!

들리는 노래속에 하루종일 힘빠지도록 자멱질을 하고
아이들에 생활에 치대다보면 실상 나를 볼수있는
혼자만의 시간은 그리 넉넉히 않다.

늘 새벽은 나를 깨운다.
무서우리만치 조용한 적막은
나자신을 움츠러들게도 하지만,
짙푸른 새벽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내가슴에 밀려왔다 가고나면
나는 충분히 나로 남을수 있었다.


한 며칠 새벽을 깨운터라
몸과 마음이 많이 피폐해있지만,
정신망은 투명한 유리창과 같아 좋다.
바람에 넓은 잎사귀가 다 날아가고 가지가 흔들려도
뿌리만큼은 땅속깊이 뿌리박혀 있는것 처럼...


오늘도 여전히 한주의 시작 아침은 시작되었다.
한떨기 우아한 장미를 보기보다는
초록으로 물들어도 좋으니 녹음을 보고싶은 아침!

누군가 힘이들고 어려우면 하늘을 보라했던 가!

나를 마셔버려도 좋으니,
한번쯤 올려다본 하늘이 내안으로 들어올수 있도록
푸르고 맑기를 빌어보는 아침이다.


"여러분도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