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입사이후 첨으로 맞이하는 회식날이었다.
정확하게 6시 땡하자 모두들 자리를 정돈하고 삼삼오오 짝을 이뤄 건물을 빠져나오는데 앗! 이게 무슨 소리인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키타소리~~~
우리 회사가 위치하고 있는곳은 주변이 모두 대형 빌딩숲을 이루고있어 퇴근 무렵이면 수많은 직장인들이 우르르 나와 빼곡해지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들려오는 고운 노래소리~~~
가만 귀기울여 보니 키타를 치는 남자앞에 낯설어 몸둘바를 모르는 아가씨가 장미꽃을 한아름 받고 미소 가득 서있는게 아닌가?
퇴근길 많은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한마디씩 입을 모았다.
와우~~ 부럽다~~~
아마도 애인인 사람이 이벤트 회사에 부탁하여 그녀가 근무하는 회사 앞에서 퇴근하고 나올때 갑작스런 깜짝쑈를 부탁했나 보다.
지나는 사람들 모두 첨에는 부럽다로 일관~~
그러나 그다음 그 꽃을 받아든 여자가 너무나 평범하고 그야말로 긴생머리에 허리 잘룩한 미모가 아니라는 것에 촛점을 두고 분명 저여자는 다른 뭐가 있을거야 하면서 웃으게 소리지만 아마도 저축한 통장이 두둑할거란 허무맹랑한 소리까지 하면서 히히덕 거리고들 지나갔다.
에고~~
ㅎㅎㅎ 어찌 되었든 그 TV에서나 봄직한 광경을 목전에 두고 바라본 다수 사람들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들이 퍼져나갔다.
퇴근길 여자들은 미혼이면 자신의 남자친구를 기혼이면 남편을 떠올렸을것이고 남자들 역시도 그랬을 것이다.
나역시 일순간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프로포즈!!!
글잘쓰기로 한가락 했던 남편은 나에게 20년전 아주 평범한 노트를 한권 마련하여 그곳에 하루 하루 자신의 일과를 일기처럼 적고 때로는 나에게 전해줄 자작시 ,명언집에서 기억나는 좋은 글귀, 그렇게 알콩 달콩 한권 분량으로 사랑의 노트(?)를 완성하여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었다.
직접 키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카셋테잎을 만들어 내손에 들려주고 사회생활 하면서 첫월급 탔을때 그당시만도 너무나 귀했던 손바닥만한 미니 카셋트를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었을진데 선득 장만하여 고운 음악속에 하루 하루를 지내게 해주었었지~~~
아~~~지금 그 모든것들이 현제형이 아닌 과거형인게 너무나 아쉽기만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뜨겁던 열정도 차츰 식어가고 그 용광로 같던 자리에는 기대감에 무너지는 실망감이 살곰 자리잡아 가슴 서늘하게 하기도 한다.
무쪼록 퇴근길 그녀에게 빛고운 장미꽃을 선사한 그녀의 애인은 먼훗날에도 그마음 그대로 변치않는 사랑을 간직하고 행복속에만 머믈기를 바램한다.
오늘은 주말~~아들아이는 대학에서 MT를 떠나고 딸아이는 학기말 끝내고 소풍을 갔다.
아이들 방마다 뭘그리 어지럽게 쏟아 내었는지 엉망이다
서둘러 이제 자리털고 일어나 정돈을 해야하는데 어제 퇴근길 행복해 하는 그림이 떠올라 잠시 ~~~
비가 아침나절 뿌리더니 서울의 하늘은 다시금 맑음이다.
차라리 이런 주말 비라도 주룩내렸으면...
길떠난 내사랑을 우산속에서라도 찾아야 하나?
*비가오면 우산이 필요한줄 알았었지 그러나 세월가니 정녕 내게 필요한것은 우산을 함께 받쳐줄 누군가였다*
수다~~~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