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끄러운지 궁금해서…"
'사랑이냐, 불륜이냐' 찬반 양론이 분분한 KBS2 주말극 <푸른 안개>의 시청률이 급상승해 주목받고 있다. <푸른 안개>는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의 위세에 눌려 7∼8%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년의 유부남 이경영과 20대 초반의 처녀 이요원의 '위험한 사랑'이 최근 그토록 높게만 보이던 10% 벽을 넘어섰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각각 12.9%와 17.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간 시청률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했다.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던 그동안의 부진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신장세이다.
당초 KBS도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푸른 안개>가 이처럼 약진한 데는 드라마 내용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입소문에 오른 영향이 크다. 드라마 초기부터 '원조교제 옹호' 논란으로 화제가 됐던 <푸른 안개>는 극이 진행되면서 드라마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치열한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언론이나 인터넷이 드라마를 두고 떠들썩하자, 그동안 무관심했던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드라마를 찾기 시작한 것.
특히 주말극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저씨' 시청자들이 <푸른 안개>를 보고 이경영의 심정에 동감한다며 비슷한 자신의 사례를 게시판에 올리는 등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시청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제작진은 이러한 드라마의 인기가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어지간히 부담되는 눈치이다. 시청률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푸른 안개>에 대한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깔끔한 영상과 간결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대사 등 드라마의 높은 완성도도 "결국 불륜의 미화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과연 드라마가 끝날 때 이경영과 이요원의 사랑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여부이다. 중년의 무력감과 사회적 성취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는 이경영이 '마음을 고쳐먹고' 가정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이요원과의 순수한 사랑으로 향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당초 드라마 시놉시스에서는 이경영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회적 지위와 가정 모두를 잃고, 이요원과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을 잃고 작은 식당의 지배인이 된 그가 평범한 주부가 되어 아이와 함께 온 이요원을 보고 사랑의 허망함을 느낀다는 것.
하지만 드라마의 '도덕적 결말'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과연 일부 시청자의 기대대로 공영방송에 걸맞는 무난한 결론을 맺을지, 아니면 당초 계획했던 방향을 고수할지 이래저래 <푸른 안개>의 행보는 종영때까지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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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젖먹이 딸내미 하나를 둔 구질구질한 결혼 2년차 주부이다.
늘상 잠바 하나만 죽자고 끼고 사는 나에게는 외출복, 홈웨어, 잠옷이 통털어 한벌이며... 그 늘상 입고 다닌다는 잠바는 때가 하도 묻어 꼬질꼬질해졌지만, 단벌 신사이므로, 혹 외출할 일이라도 생길까 섣불리 빨지도 못한다.
그런 나를 보노라면, 다른 사람들은 불륜이라는 단어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의 말처럼 생각될 것이다. 불륜 드라마에 나오는 아줌마들을 보면, 아이를 둘 셋씩 낳고도 애 없이 나가면 처녀내지 학생이라는 호칭을 듣는 아리따운 아줌마들이기때문이다. 굳이 나와 불륜이라는 단어를 찍어 붙이자면, 이런 구질구질한 내 모습에 싫증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 이쯤 될까????
그런 내가 오늘...
티부이 드라마를 보았다.
호텔리어라는 드라마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인 배용준과 여자 주인공인 송윤아가 키스를 열심히, 부지런히 하고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송윤아가 멀어져가는 장면을 안타깝게 보고 있는 배용준을 보면서... 어이없게도 나는 이런 상상을 하였다.
만약에...
만약에...
내가 결혼전부터, 아니 남편을 만나기전부터, 배용준과 아는 사이라면...
아니면 한 술 더 떠....그와 내가 아득한 옛날 사랑하던 사이였다면.. 그리고 사소한 오해로 헤어진 사이였다면...
그래서....
그가 결혼하여 애까지 딸린 나를 다시 찾아온다면....
그리고....
애가 딸려 구질구질해진 내 모습을 보고도...
너를 못잊을것 같아...
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두 번 다시 못 만날것 같아...
하고.. 나훈아의 노래에나 나올법한 아주 고전적이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발언을 해준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면...
결혼 2년...
지금 내 모습만큼이나.. 지치고 구질구질해진 우리 부부 관계에도 상큼한 봄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초라하고 볼품이 없어 자기 직장에도 한 번 오지 못하게 하는 이 마누라를 다시 한번 쳐다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래저래 구질구질한 인생이다...
서로 열심히 사랑하자 약속하고 결혼해놓고..
눈만 뜨면 싸우고.. 눈만 뜨면 상대를 무시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틈만 나면 불륜을 꿈꾼다...
결혼생활은 밟지 않으면 밟히고, 무시하지 않으면 곱절로 무시당하는, 하지만 내것을 잃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시도 긴장을 놓아서는 안되는 전쟁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