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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BY 박 라일락 2002-06-30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



 포항 병원 병실 창밖에서는 
 
 개나리 벚꽃, 하얀 목련 피고지고...
 
 그 화려한 3월 한 달의 봄날을 
 
 속절없이 다 보냈다고 슬퍼했는데..
 
 내가 사는 곳보다 북쪽에 위치한 한양의 봄.
  
 병원 들어오는 입구에는 안개꽃보다 더 화려한
 
 라일락 은은한 꽃향기가 천리만리 날려 보내고.
 
 정원수 작은 바위틈 사이사이 
 
 철쭉의 아름다운 그 자태는
 
 아직 그 누구를 위하여 즐거움을 주려고 그대로 머물고.. 
 

 그런데..
 
 그런데...
 
 누가 4월을 두고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어쩜 이 여인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던가..
 

 성공적으로 끝난 수술이라고 하지만
 
 무심코 살점 한곳에 가시하나가 침입해도 
 
 아니, 주방에서 실수로 어긋난 난타공연에 
 
 손끝에 피 한방울이 흘러나와도..
 
 우리는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참 많이 아파하고 눈물을 보이지 않았는가.
 

 하물며.. 
 
 육신의 일부를 난도질 했는데
 
 그 후유증에 어찌 무감각하랴.
 
 

 아픈 상처 땜에.. 
 
 삼일간을 소리 내지 못하고 참 많이 끙끙 앓았다.
 
 나 홀로 있는 병실이 아니고 
 
 5인이 함께 하는 공동체에서
 
 나로 인한 소리공해가 
 
 같은 입장의 환자들에게 왠지 미안해서..
 
 그런데 그렇게 무식하게 참는 것도 
 
 환자 자신에게 좋지 못하다고 담당 의사가 호통을 치더라.
 
 

 이 험한 세상 산다는 것은..
 
 아니,
 
 살아 나기위해서는...
 
 비록 내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참고 사는 것이 편해서
 
 어쩜 버릇처럼 되어 버린 나....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 
 
 충고 아닌 충고도 수 없이 받았건만...
 
 

 그 큰 S병원 7동 전체에는
 
 유방암으로 치료를 받는 동병상린의 수많은 이방인들.
 
 하기에 함께하는 병실의 모던이가 같은 병명이기에
 
 비록 낮선 이방인들끼리 12일간을 합숙하면서
 
 병의 시초, 
 
 발견 경위,
 
 놀란 가슴 쥐어짜기..등등...
 
 서로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하면서
 
 타인같은 감정이 사라지고
 
 짧은 시간 같이 머물면서 한 가족 같았으니...
 
 퇴원하고 요즈음도 서로 안부를 묻곤 한다.
 
 

 유행성감기처럼 여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방암.
 
 병원 통계에 의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 환자의 12명중에 한 명 꼴이었는데
 
 어디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유발하는지 몰라도...
 
 최근에 와서 랑..
 
 8명중에 한 명이라고 하니..쩝!
 
 
 유방암 100명중에 1명은
 
 남정네들도 앓고 있는 병원통계.
 
 이 세상 남정네들이여!
 
 여자들만이 겪는 불행이라고 생각마시고 
 
 한번쯤은 체크하십시오.
 
 

 다행인 것은..
 
 만일에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치료만 잘 받으면 완쾌될 수 있는..
 
 암중에 가장 싸구려 암이라고...
 
 암 전문 의사로 있는 
 
 큰댁 조카사위가 병실에 찾아와서
 
 '걱정 붙들어 매라'고 妻작은 어머니를 격려하였고..
 
 

 큰 아픔이 파도처럼 밀러간 3일쯤에..
 
 병원 측에서는 무조건 이유 없이 운동을 하라고 했다.
 
 전번 게실염 수술처럼 대장이 탈나서  
 
 몇날 며칠을 금식하는 것도 아니고 위장이 멀쩡하니..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만큼 먹으라고 하지만
 
 어디 입맛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먹든, 말던지 하지..
  
 좀 비싼 듯하지만 
 
 병원 측에서 공급하는 식사는 그런대로 잘 나왔는데
 
 맵고 칼칼한 간을 즐겨먹는 경상도 이 아줌마.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한 
 
 서울양반 음식이 속을 거북하게 하였고..
 

 하지만..
 
 세상 살아 남는것은 
 
 황홀하고 멋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아직은 이 세상 살아남기 위해서
 
 매일매일 아침마다 걷기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S병원은 산책로가 쾌적하고 꽃길도 잘 조성되어 
 
 시설이 좋고 환자들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직업상 원래 새벽잠이 없는 이 여인.
 
 어디를 간다고 제 버릇 개 주겠는가?
 
 또한...
 
 한 달에 받은 2번의 대 수술이란 큰 아픔에 지친 육신인데..
 
 인간이 8시간을 자야 한다는 그 잠을
 
 하루 밤낮 3시간도 채우지 못했으니
 
 남은 21시간 이상을...
 
 침상에서 책을 읽거나 타인을 대하고 하는 것도 고역이더라.
 
 그래서 새벽 4시만 되면..
 
 남들은 새벽잠에 아직도 아름다운 꿈길 걷는데..
 
 나는 하루도 걸리지 않고 한 곳으로 향해서 찾았다.
 
 
 병실에서 한 1Km 쯤 떨어진 그 곳은..
 
 꽃잎은 벌써 지건만 
 
 초록신록을 뽐내는 매실나무가 양쪽으로 심어 있고..
 
 아스팔트 한 쪽으로 붉은 보도부록으로 
 
 곱게 단장을 한 그 길을 쭉 따라 가면...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여 보는 이를 황홀케 하는 그 곳은..
 

 한 많은 세상..
 
 모던 한 다 풀어 놓고
 
 의무처럼 지니고 있던 그 밥숟가락...
 
 삼시 새끼 먹지 않아도 되는..
 
 무명 한필 감거나, 
 
 아니면, 삼베한필, 명주한필 둘둘 감고..
 
 홀연히 이승 길 떠나는
 
 붙잡을 수도
 
 붙잡힐 수도 없는...
 
 꽃상여 타고 다시는 올 수 없는 저승길 떠나는 그 곳.
 
 S병원 장례 실.
 

 늘 새벽잠 설치고 바쁘게 걸음 질 재촉하여
 
 여기 이곳에 와서 랑
 
 잔디밭에 정신없이 멍하니 앉아서
 
 무엇이 알고 싶어서..
 
 무엇이 보고 싶어서...
 
 나 자신도 모르면서
 
 아직도 어둠이 뿌옇게 깔려있고..
 
 아무도 만날 이도 없는데

 무엇 땜일까????
 
 내 자신에게 물어 보았지만 
 
 끝내 병원에서 나올 때 까지 
 
 아니, 지금까지도 그걸 깨우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객들이 가는 길을 나 또한 가야한다는 것을...
 
 그 것을 확인하려고 
 
 매일매일 새벽마다 찾는 것은 아닐까.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그리고 틀림없이 나에게도
 
 머릿속에 세내 교육을 
 
 심어주기 위함은 아닐가 싶기도 하고...
 

 저승길 보냄에 
 
 무엇에 그리 바빠서인지 먼동도 트지도 않았는데
 
 살아남은 자는 꽃상여 단장에 여념이 없고..
 
 
 보내기 섧다고 울부짖는 
 
 가족들의 저 울음과 눈물은..
 
 왠지..
 
 가식같이 보이고.

 어떤 죽음은..

 비싼 리무진에 화려한 꽃단장하여..

 또 어떤 죽음은..

 초라한 버스에 몇송이 꽃단장하고.. 

 그래도 

 어차피 영혼은 죽음의 무덤 그 곳이 아닐까..

 아~~~

 영혼이 머무는 저승..

 얼마나 황홀하고 좋길래..

 갔는 이 그 아무도 돌아오지 않을고!
 

 그래...
 
 아등바등 지친 삶.
 
 자기어깨에서 힘겹고 무거울 때.
 
 도저히 살면서 감당하지 못하면...
 
 누구라도 언젠가는 그 곳으로 가야지.
 
 나 또한 가야하고 말고.
 
 

 병실에 있는 이들은
 
 새벽마다.. 
 
 이 여인이 왜 그곳을 가는지를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더니
 
 어느 날 새벽부터
 
 한 사람..두 사람 동행을 하더니..
 
 우리는 새벽 산책로 단골로 퇴원 할 때가지 
 
 그 곳을 찾기에 함께 했다.
 
 오늘은 또 누가 곡기를 끊고
 
 바삐 다시 못오는 저승길 재촉하는 가 싶어서...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수술결과가 나왔다고 N과장 아우님한테 연락이 왔는데..
 
 이 여인..
 
 병의 길목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서 있는가?하고..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에 내 몸은 떨고 있었다.
 
 
 어쩌면..
 
 새벽마다 그 장례식장에서 무덤덤하게 보내버린
 
 그 객의 입장이 되지 않나 싶은 두려움에서...



 ps;

 "에세이 방"님들!

 지난 밤..

 축구경기..

 터키한테 이기지 못해서 행여나 속 끌이지는 않았는지요?

 속 푸시고..


 그래도 4강에 진입한 거..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늘 이 뇨자에게 격려 리필..

 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은 타이핑하는데 오른손이 힘겹기에..

 일일이 답을 하지 못한 점.

 용서 바랍니다.


 월드컵으로 인하여 받은 보너스 연휴..

 아주 즐겁게..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