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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축제에서 섹시 댄스 공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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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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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밉다.


BY cosmos03 2002-06-28

우연치 않게 응모한 벼룩시장에 입선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그냥 대전에서만 하는것인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응모를 했던것인데
그것은 전국구 였다.
내노라~ 하는 글쟁이들이 전국에서 천단위가 넘는 사람들이 응모를 했나보다.

" 입선하셨읍니다 "
라는 경쾌한 목소리로 결과를 전해주던 그 아가씨의 목소리가 왜 그리도
어여쁘던지.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인사를 하는내게 조목조목 그 예쁜이는 설명을 해 주었다.

" 주민등록증하고요 도장... 그리고 6월 29 일에 서울에 있는 롯데호텔로 와 주세요 "
" 네? 호텔루요? "
" 네. 그리고 시간은 2 시에 시상 시작이니까 30 분 먼저 도착해 주세요 "
" 네... 알았읍니다 "
" 약간의 다과와 상장도 함께 드립니다. "
" 상금은요? "
" 삼십만원 되겠읍니다. 세금은 떼는 것이고요 "

삼십만원..삼십만원이라.
세금을 몇 프로나 떼는지는 몰라도
상장과 돈을 준다는데야 아니 좋을리가 있나?
그리고 호텔이라니.
나, 이 세상 태어나 호텔이라는곳을 단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갈일도 없었고 신혼여행도 돈이 없는 바람에 장 급 여관에서
단 하룻밤만을 묵고 와야했기 때문에
호텔이라는 그 단어가 나를 매료시켰다.

신나게 남편에게 자랑도 하고.
딸아이 앞에서 어깨도 한번 으쓱하고.
그렇게 29 일의 롯데호텔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문드문 나오는 새치머리도 감추어야겠고.
드라이기로 머리에 힘도좀 줘야겠고.
이왕 서울에 올라가는 김에 언니 병문안도 하고.

그렇게 마음적으로 바빴다.
무얼타고 가나?
고속버스를 탈까? 아니면 오랜만에 기차를 좀 타볼까?
29 일이 이화 생일인데 조금 미안은 하지만
돈으로 때우면 될것이고.
아침이야 미역국을 끓여주고 케익하나사서는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박수몇번 쳐주고...

옷은 정장을 하나? 아니면 케주얼하게 입나?
그냥 편하게 바지 차림으로 갈까?
신발은 샌들을 신나? 아님 그냥 구두를 신나?
일류호텔이라는데...

바쁘게 옷장으로 신발장으로 그렇게 움직였다.
남편도 함께 가야하나?
만약 다른 사람들 꽃다발이라도 받으면.. 난 어떻게 하지?
가족이 없는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쌩차를 세워놓고 함께 가자고 할수도 없고.
누구라도 함께 가자고 할까?

그깟 입선에 왜 그리도 마음이 부풀던지...
왜 그리도 설레이던지.
오만 생각으로 여시 도깝을 떨어제꼈다.
보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 서울가요를 했고
그것도 이름있는 호텔에 초대받아서 갑니다.
루루~라라 입방정도 수없이 떨었었다.

그런데...
어제 걸려온 전화 한통화로 내 꿈은 내 설레임은 모두 접어야만 했다.
" 조순덕씨죠? "
" 네 그런데요 "
" 벼룩시장인데요. 29 일 일정이 취소가 되었어요 "
" 네? 아니 왜요? "
" 월드컵 경기때문에요 "
" 그럼...어떻게 "
" 상금은 계좌번호 불러주시면 부쳐드릴꺼구요 "
" 네... "
" 상장은 다음주에 우편으로 보내드릴께요 "
( 우이쒸~ 그럼 롯데호텔은... )
" 네... "
" 주민등록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주세요 "
" 네... "

아! 이 허무함.
맥아리가 쫘~ 악 하고는 빠져버린다.
나 호텔 구경 가고 싶었는데.
정말로 테레비에서 나오는거 처럼 그렇게 삐까뻔쩍 한건지
내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다녀와서는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었는데...

에구~ 난 왜 이렇게 호텔복두 없는겨?
호텔에서 나오는 음식은 얼마나 맛이있나... 먹고싶었었는데.

이구~
월드컵이 오늘은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