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서울로 출장가며 울 남편 불쑥 한마디 합니다.
"나, 아무래도 빨리 죽을 것 같아..."
순간, 가슴속에 쿵하니 울림이 입니다.
태연하게 "왜?"
남편은 씨익 웃고 나가버리고...
왜?냐고 물었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지요.
남편의 생활이 고달픔의 연속이란 걸.
월급도 많치 않은 연구원의 생활이란게,
매일 야근을 해야하고,
밤샘도 장난처럼 해야하고,
바쁘면 휴일에도 직장엘 나가야하고,
일주일에 단 한 번도 10시 이전에 퇴근을 못하니...
아이들은 주말에나 아빠 얼굴을 보고,
난 미주알 고주알 떠들고 픈 얘기가 많은데,
가슴속에 꾹꾹 담아둬야 하고...
이 곳엔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없는데
시외전화 걸어서 시시껄렁한 얘기 할 수도 없고...
2년전에 못 마친 박사학위
이번엔 꼭 따야 한다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휴일엔 report 쓴다고 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바람 좀 쐬자고 바가지 긁는 마누라한테 한마디도 못하고
운전기사 노릇하느라 여기저기 다녀야하고..
남편의 한마디로 이렇게 생각의 편린이 모아집니다.
늘 잠이 부족하고 피곤해하는 남편에게
"자기, 회사 관둬. 내가 벌께" 하고 흰소리 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난 왜 그런 능력도 두둑한 배짱도 없는걸가요?
........
그냥
우울해서 두서없이 떠들다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