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엔 자그마한 놀이동산이 하나 있다.
건물 옥상에 동전을 넣으면 움직이는 기구가 한 20여가지 갖추어져 있
는 작은 공간이지만 동네 아이들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재미있는 곳이
다.
10분에 500원하는 덤블링은 항상 아이들로 줄을 선다. 서울에서 10분
이지만 그렇게 신나게 뛰어놀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덤블링하
는 아이들의 표정은 밝다.
나도 이곳을 가끔이용한다. 한번 왔다가면 몇천원의 돈이 지출되기에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행복해하는 표정은 그보다 더 갑
진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런데 그곳에 갈때마다 항상 마주치는 아이가 있다.
그아이의 부모는 동네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
유치원에 갔다온다음엔 항상 그곳에 오는 모양이었다.
그아이는 일곱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항상 눈을 분주히 움직인다.
일종의 탐색이다.
처음 그아이가 내게 접근해올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심심해서 놀
러오나보다 하는 정도였지
그런데 그것이 회수를 거듭할수록 아이에겐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다음부터 난 그아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또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혼자온 서너살 짜
리 아이가 있으면 영락없이
"참 귀엽다 "하며 접근한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자기가 타고싶은 기구앞에 가서 너이거 타
고 싶니 하고 묻는다. 아이의 표정이 바뀌거나 무슨 소리라도 낼라치
면 대뜸
"아기가 이거 타고 싶데요'한다.
아이가 아무표정과 소리가 없어도 자기는 들은듯이 말이다.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2인용이다 보니 보호자의 표정이 타고싶니 하고
물어볼것 같으면 지먼저 얼른 들어가서는 아가야 얼른 들어와 하고 부
른다.
이곳에 오는 엄마들치고 그아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나도그아이와 부딛힐때면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어떤땐 너무 눈치뻔한 아이의 행동이 불쾌감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죽 타고 싶으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들면 측은한 마음에 가
슴이 찡하기도 하다.
나의 어렸을적 일이다.
우리집은 동네에서 TV를 제일 나중에 산편에 속했다. 부모님의 말씀이
야 TV를 보면 공부를 못한다고 하셨지만 그러신다고 어려운 집안형편
을 모르는 우리가 아니었다.
한참 재미있던 은하철도 999 캔디같은 만화를 하는 날이면 난 아침부
터 TV를 볼수 있는집에 가서 언니들 심부름도 하고 아줌마 심부름도
하면서 눈에들기 위해 참 열심이였다.
어떤땐 그런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고싶은 것이 할시간이다 되었는데
밥먹을 시간이다 아니면 엄마가 찾더라 하면서 내가 가기를 재촉할때는
그만주져 앉아 울고 싶을때도 있었다.
내가 다시는 이집에 오나봐라 하고 돌아서지만 또 다음에 프로가 하
는 날이 되면 어김없이 그집으로 향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나를 데릴러 와서는 심한 꾸지람을 하셨다.
어찌나 서럽던지
그렇게 우는내가 안쓰러우셨는지 며칠후 우리집에도 TV가 들어오게 되
었다.
TV를 무기로 내게 심부름을 참 많이도 시켰던 옆집언니는 아쉬워했지
만
내가 큰다음 그런얘기를 엄마와 한적이 있다.
엄마는 내가 그집에 갈때마다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어쩜 저리도 부모속을 모를까 야속하셨단다.
난 못가게 하시는게 야속했었는데
아마도 그아이가 그곳에 와서 그러는것을 그아이의 엄마가 안다면 예
전 우리엄마의 마음일것이다.
그아이또한 예전 나의 마음일것이고
하지만 그아이의 그런 행동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것임을 알고 있다.
이젠 그곳에 오는 사람들이 그아이의 행동을 다 알기때문에 쉽게 응해
주지 않고 그곳 주인도 그아이가 나타나면 빨리 집에가라고 떠밀기 때
문이다.
예전처럼 자신의 말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아이 나름대로 많이 속
상할 것이고
또 한참은 그곳에 올 돈을 넉넉히 쥐어주지 않는 엄마아빠를 원망 할
지도 모른다.
다음에또 만난다면 덤블링이라도 하렴 하고 내가 먼저 내아이가 노는
곳에 불러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아이는 커서 이곳을 어떠한 곳으로 생각할지 지날때마다 놀이기구
하나탈려고 사람들 비위를 많이 맞추곤 했다는 기억들중에 그래도 자
신을 일부러 불러준 사람들도 있었구나 하는 기억을 많이 간직할수 있
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그러한 관심이 그아이가 큰후에 혹여 인생길 힘들어 어긋
나려 할때 잡아주는 작은 끈이될수 있지는 않을까
조용히 아이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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