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하고 둘. 가을이다.
나이든다는 것에 별의미를 몰랐더니 요즘 조금 알것같다.
열살 스무살시절엔 그저 지겹기만 하더니.
요즘 그 지겨움도 그립다.
열살 철없을 땐 나이들면 모두 내것이 될것같고 내손으로 다이룰것같아 나이들기를 기다렸고.
스물살 시절엔 미숙하다는 소리 듣기싫어 성숙해지길 바라며 지겨운 나이를 먹었다.
한데 이제 서른이되어 보니 그 세월이 아깝고 서럽다.
풀밭에 앉아 온갖 공상으로 보내던 지겨운 젊음이 서럽고 또 서러워 눈물이 난다.
지독히 나에게만 충실했던 젊음이었기에 남들을 위해 살 준비가 덜되어서인지. 남을 위해 산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이 버겁다.
나의 살붙이가 되어 버린 남편, 자식들, 기대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나의 육친들, 자기살기에 바뻐 돌아보지 못하는 형제, 친구들...
어릴땐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남들을 위해 쓰여질 시간도 있다는 걸.
아직 난 날 위해 써야 할 시간이 많은데... 이렇게 아쉬워 하는 나를 보면 ... 나의 할머니 엄마. 그서러운 생각이 더하다.이제 곧 나에게로 향한 이 이기심마저 잊어버리겠지